동시 〈옆〉에서는 겨울을 함께 이겨내는 보리를 보며 전학 간 짝꿍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매섭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을 견뎌내는 보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보리싹 옆에는 또 다른 보리싹이 삐죽삐죽 나오고, 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냅니다. 우리네 삶도 보리싹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내 온기가 내 옆에 전해지고, 내 옆의 온기가 내게 전해지며, 서로가 서로의 ‘옆’이 되어주고, 지켜주며 살아가지요. 이 동시를 읽으며 내 옆의 모든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처럼 김유석의 동시는 우리 주변의 자연과 동물과 가족, 음식 등 모든 것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읽으며 공감하고, 감동하고, 웃기도 하고, 새로운 발견에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61편의 동시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매일 느끼는 스트레스를 마음 근육으로 단련시켜주는
유머와 재치 가득한 동시
흙냄새 나는 자연 속에서 써 내려간 동시
우리 주변의 흔한 소재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표현해냈다
흙냄새 나는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김유석 시인의 동시 61편을 열림원어린이 동시집 《왕만두》로 엮었습니다. 김유석 시인은 어린아이와 닮았습니다. 지구를 보며 파란 풍선을 떠올리고, 홍시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기다리며 올려다봅니다. 자연을 사랑하기에 자연에 살며 농사를 짓습니다. 그는 논밭에서 농사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담아낸 작품을 씁니다. 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개구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참새 떼를 보며 참깨밭을 일군 할머니를 위로할 말을 찾습니다. 진정 아이의 마음을 가진 시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연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노래가 들리고, 따스한 시골 풍경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는 듯한 동시들은 바쁜 생활에 지친 아이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동심을 품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시인의 작품들을 읽으며 아이들은 공감과 재미를 느끼고, 어른들은 그리운 시절에 대한 추억을 느낄 것입니다. 시인의 자연에 대한 사랑은 동시집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꽃과 나무, 나비와 청개구리, 동물과 식물, 또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시인은 동심으로 시에 담아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자라나는 아이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 근육으로 단련시켜주는 유머와 재치 가득한 동시집 《왕만두》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