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시선은 어디에 주로 머무를까? 어린이들은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박선영 시인의 신작 동시집 ‘사랑아파트’는 어린이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서 피어나는 어린이의 생각이 형상화되어 있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아프트 공간, 그 공간에는 여전히 삶이 흐르고, 그 속에 어린이가 있다.
아파트 건물에, 계단에, 말려놓은 고추에, 졸고 있는 고양이에게, 슈퍼 앞에 서서 주인을 기다리는 자전거에, 택배아저씨와 문방구에 어린이의 시선이 닿는다. 그 때, 시선에 대한 답장으로 말을 건네오는 공간들, 사람들, 사물들. 어린이는 그 세계를 만난다. 시인은 그 세계를 시로 형상화 해냈다. 그 속에 어린이의 마음이 담기고, 삶이 담기고, 시간이 담겨 있다.
이 시집을 읽다보면, 삶은 따듯하고, 어린이들도 그 따뜻한 삶의 흐름을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온가족이 다 같이 읽기 좋은 시집, 찬바람 나오는 가을에 펼치기 좋은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