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소라게는 제일 좋아하는 집에서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요. 맛있는 것도 먹고, 책도 읽고, 쿨쿨 잠도 자고, 재밌는 생각도 하고……. 가끔 밖에서 노는 친구들이 궁금하긴 하지만, 우당탕탕 시끌시끌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영 마음이 편안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까부터 웬 바닷가재가 소라게 주변을 서성이며 자꾸 힐끔거려요. 이런 상황이 거슬리는 소라게는 냅다 소리치지요. “뭐 하는 거야? 저리 가!” 그런데도 바닷가재는 계속 소라게 주변을 맴돌다 느닷없이 물어요. “그 안은 어때? 좋아? 나도 거기에 들어가 보면 안 돼?” 소라게는 이 질문에 순간 당황하지요. 자기 공간을 궁금해하는 친구는 처음이었거든요. 잠시 머뭇거리던 소라게는 큰맘 먹고 바닷가재를 안으로 들여보내 줍니다. 조용하고 편안한 소라게의 공간에서 둘은 한동안 알콩달콩 재밌는 시간을 보내요. 그런데 시간이 좀 흐르자 바닷가재에게 소라게의 공간은 너무 좁고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이내 바닷가재는 다시 밖으로 나가지요. 푸근한 한 마디를 남기면서 말이에요. “나와서 놀고 싶으면 언제든 날 불러!”
주로 혼자 놀다가 가끔 바깥 친구들이 궁금한 소라게 이야기
“난 여기가 참 좋아!”
소라게는 시끄러운 게 너무 싫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놀다가도 왁자지껄 우당탕탕하는 분위기에 금세 지치고 말지요. 그래서 주로 혼자 놀아요. 그것도 아주 잘 놀지요. 그런데 가끔은 바깥 친구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간혹 외로운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시끄러움을 감당할 자신은 없어요. 게다가 낯선 친구들이라면 더더욱 움츠러들지요. 그래서 오늘도 소라게는 혼자서 그림책도 읽고, 맛있는 것도 먹고, 쿨쿨 잠도 자는 등 나름의 꿀 같은 시간을 보내요. 소라게는 자기만의 공간이 참 좋거든요. 조금 심심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에요.
소라게의 공간에 호기심을 보이는 낯선 친구!
“거기 좋다면서. 나도 들어가 보고 싶어. 궁금하거든!”
이런 소라게 주변에 웬 낯선 친구가 나타났어요. 기웃기웃 힐끔힐끔 소라게 주변을 맴돌아요. 잠깐 그러다 갈 줄 알았는데 웬걸요! 느닷없이 질문까지 던져요. “나도 그 안에 들어가 봐도 돼?” 소라게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친구는 처음이에요. 워낙 조용하게 지내다 보니 소라게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는 거의 없었거든요. 오히려 소라게가 종종 바깥을 궁금해했지요. 그래서 이따금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보기도 했고요. 물론 얼마 안 가서 집으로 쪼르르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에요. 아무튼 이렇게 소라게와 바닷가재는 소라게의 집 안에서 알콩달콩 재밌는 시간을 보내요. 처음 친구를 집에 들인 소라게는 한껏 신이 나서 이것저것 보여 주고 함께하며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요. 하지만 바닷가재에게는 역시나 바깥이 더 잘 맞아요. 탁 트인 공간에서 많은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언제든 문만 열면 만날 수 있는 친구 ‘호기’가 있기에,
이제 소라게는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아요!
“놀다가 그만 놀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들어가면 되잖아!”
바닷가재가 밖으로 나가자 소라게는 집에 혼자 남았어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뭔가 허전하달까, 좀 더 외롭달까, 아무튼 이전과는 다른 기분이에요. 그때 다른 친구들을 향해 가던 바닷가재가 소라게를 향해 다시 달려와 말해요. “나와서 놀고 싶으면 언제든 날 불러. 내 이름은 ‘호기’야!”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지요. “밖에서 놀다가 그만 놀고 싶으면 언제든 다시 들어가면 되잖아!” 이제 소라게에게는 언제든 부르면 반겨 맞아줄 든든한 친구가 있어요. 잠깐 놀다가 느닷없이 집으로 들어가도 이해해 줄 맘 넓은 친구 말이에요. 언제든 문만 열면 만날 수 있는 ‘호기’가 있으니, 이제 소라게는 혼자 있어도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호기’가 있을 거예요. 우리가 늘 마음을 활짝 열어 놓기만 한다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