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노이 작가회 최고작품상 수상작!
2020년 전후 국경문학(1975-2020) 최고작품상 수상작!
새로운 창작기법으로 베트남 문학판을 뒤흔들어놓은 작품.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 소개되었고,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로 번역 예정인 작품.
응웬 빈 프엉의 「나 그리고 그들」이 한국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2020년 전후 국경문학 최고작품상 시상식장에서 베트남작가회 흐우 틴 주석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은 본래 2015년에 베트남작가회 최고작품상을 받았어야 할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충격이 너무 컸고, 결말 부분이 끔찍한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 결국 심사에서 제외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작가들과 독자들이 받은 충격이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았고, 점점 작품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작품이 스스로 살아나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명작은 그 어떤 풍파도 이겨낸다. 「나 그리고 그들」이 바로 그런 명작이다.”
『나 그리고 그들』은 베트남과 중국 간의 국경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 그리고 그들』의 주인공 형은 1984년 국경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혔다. 포로수용소에서 고문받은 휴유증으로 정신질환에 걸렸다. 결국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거리에서 노숙자로 살다가 죽는다.
주인공은 형을 미치게 만든 그 여정을 추적한다. 형이 포로로 잡혔던 곳까지 갔을 때, 주인공은 자신을 잡으러 온 공안을 피해 탈출하다가 결국 벼랑에서 떨어져 죽는다. 주인공은 죽어서도 영혼으로나마 여정을 계속 이어간다. 즉, 산을 올라갈 때는 살아있는 주인공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산을 내려갈 때는 주인공의 영혼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작가는 삶과 죽음, 현실과 가상, 현재와 과거를 뒤죽박죽 섞어놓았다. 스토리는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지 않고, 모자이크처럼 각종 이야기들을 이어붙였다. 때문에 작품의 3/4을 읽을 때까지도 줄거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이야기 조각들마다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을 품고 있다.
2022년 베트남 작가회와 베트남 문학원이 공동 주최한 ‘베트남 문학의 변동, 응웬 빈 프엉의 소설’이라는 좌담회에서 팜 쑤언 응웬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응웬 빈 프엉은 창작에서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그 어떤 문학적 경향도 따르지 않고, 명성이나 독자들의 반응조차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끊임없이 실험하고 혁신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는 논리와 설명을 거부하고, 감정과 연상에 초점을 맞추고 독자가 이미지만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현실과 가상을 뒤섞고, 시공간을 뒤섞어서, 독자들을 미궁에 빠뜨렸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호기심을 잃지 않게끔 다음 표지판, 그다음 표지판을 넌지시 보여주며 새로운 미학의 세계로 초대했다. 응웬 빈 프엉은 이제 젊은이들의 트렌드가 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베트남 중국 국경 전쟁, 중국의 주변국 상대 방식, 전쟁 트라우마, 현실 사회주의 체제의 모습, 모든 금기에서 자유로운 문학, 마술적 리얼리즘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