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체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떤 바이러스의 증상과 감염 경로, 예방과 백신 접종, 후유증에 대해 이렇게까지 방대하게 알고 있었던 적이 없었고, 그러면서도 한 병원체에 대해 이렇게까지 불확실성과 모호한 지식을 갖고 있었던 적도 없었다.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이야기이다. 팬데믹 이후에 면역 체계는 단연 화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mRNA가 어떻게 면역 체계와 상호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로써 현대 인류 건강이 위협에 처한 시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 개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커리코 커털린〉과 〈드루 와이스먼〉이 수상했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인체 방어 시스템을 연구해 온 덕분에 그 원리가 밝혀질 수 있었다. 이 책은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면역 체계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게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몸속으로 세균이 침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면역 체계의 거의 모든 세포가 활성화된다. 어떤 건 많이, 어떤 건 적게 말이다. 다시 말해, 대식 세포와 단핵구, 호중구는 즉시 전장으로 달려간다. 전장에 도착하면 병원체를 포위하고, DNA로 포획하고, 잡아먹고, 봉쇄하고, 죽인다. 또한 경보를 울리고, 신호 물질을 보내고, 체온을 올린다. 수지상 세포도 병원체의 일부를 잡고 경보를 울리지만, 주로 병원체를 조각조각 분해해서 손, 즉 HLA-I 및 HLA-Ⅱ를 통해 여러 곳의 CD4 T 세포와 CD8 T 세포, B 세포에게 제시한다. 그러면 주로 B 세포와 CD4 T 세포가 최상의 항체 반응을 형성하기 위해 활성화하고, 이 항체는 병원체를 무장 해제시키는 동시에 더 많은 면역 세포를 동원한다. CD8 T 세포는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다. 대개 바이러스와 싸우는 일에 주력한다. 전투 다음 날 아침에는 세포와 조직 파편이 몸속 곳곳에 흩어져 있다. 면역 체계가 승리를 거둔 것이다.〉
물론 이런 끊임없는 과정에서도 예외적인 일이 무수히 발생한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면역 체계는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단히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내의 경이로운 메커니즘은 불변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미지의 영역도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간 생존과 직결된 면역학을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