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추리의 흥미로운 결합
『쿠킹 클럽 탐정단』은 ‘추리’라는 이야기 구조에 ‘요리’라는 맛있는 양념이 골고루 배어든 독특한 작품이다. 치밀하게 추리를 하며 용의자들을 추적해 가는 사이사이에 눈과 입이 즐거운 요리들이 등장한다. 새 동네로 이사를 한 에린은 스킵턴 하우스의 쿠킹 클럽에 들어간다. 에린은 그곳에서 배우는 요리와 새 친구들이 있어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누군가 낡은 스킵턴 하우스를 사들여 없애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지역 공동체의 상징이었던 스킵턴 하우스가 사라지고 더불어 쿠킹 클럽도 폐강될 위기에 처하자 에린과 친구들은 ‘쿠킹 클럽 탐정단’을 만들어 범인을 찾아 나선다. 아이들은 추리 끝에 셋을 용의자로 정하고 접근을 시도한다. 하지만 범인의 정체는 밝혀질 듯 밝혀질 듯 밝혀지지 않아 독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추리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마다 에글렛, 파히타, 팬케이크, 파에야 같은 요리들이 등장해 탐정단에게, 독자들에게 힘을 북돋고 위로해 준다. 사건을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상상도 못했던 ‘뜻밖의 범인’의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추리 과정은 머리를 돌게 하고 요리 레시피는 군침이 돌게 하는 재미난 작품이다.
“우리의 임무가 시작됐어. 그럼 이름을 지어야지. 슈퍼 스킵턴 구조대 어때?”
“아니야, 좀 더 비밀스럽고 음흉한 게 필요해. 은밀한 요리사들 같은 거.”
“쿠킹 클럽 탐정단은 어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들어. 멋지다!” -본문 중에서
이야기 안에 담긴 지역 공동체의 의미
‘요리’와 ‘탐정단’이 잘 버무려진 이야기는 쭉쭉 늘어나는 치즈처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빠져나올 수가 없다. 하지
만 작품의 매력은 그걸로 끝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영양소 또한 훌륭하다. 쿠킹 클럽 탐정단이 지키려 하는 스킵턴 하우스는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지역 공동체를 의미한다. 더럽고 위험한 곳이라며 아이들이 수군대는 저소득층 단지에 사는 샘에게 스킵턴 하우스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다. 무료로 그곳의 어린이집을 다녔고, 푸드 뱅크에서 밥을 먹었고, 지금은 요리를 배우고 있다. 에린과 타니아, 프릭소스처럼 소중한 친구들도 만났다. 이 아이들에게 스킵턴 하우스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쿠킹 클럽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무료로 운동을 배우고 음악을 배우고 밥을 먹던 많은 지역 사람들이 오갈 데가 없어지는 것이다. 넓게는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낡고 오래된 스킵턴 하우스 자리에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돈이 없는 원주민들은 더 이상 그곳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쿠킹 클럽 탐정단’의 치열한 추리와 조사는 그렇기에 더욱 응원받을 만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이들이 친구들을 쫓아다니며 받는 서명 하나하나가 값진 것도 그래서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스킵턴 하우스에 다녔어. 그때는 축구 클럽하고 영화 클럽이 있었고 다음엔 뮤직 브렉퍼스트 또 그 다음엔 쿠킹 클럽하고 유도 클럽이 있었어. 그 모든 게 갑자기 사라진다니 상상할 수도 없어. 부동산 개발 회사가 대단지를 짓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또 다른 단지를 지을 가능성이 커. 그다음엔 어디가 될지 알아? 암즈 하우스. 우리 집.”
-본문 중에서
함께 성장해 가는 ‘모두’
쿠킹 클럽 탐정단 아이들에게 스킵턴 하우스는 저마다의 이유 때문에 소중하다. 미혼모인 엄마와 사는 에린은 자신이 엄마의 꿈을 빼앗아 자란다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그렇기에 친구들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한다. 어릴 적 엄마가 죽고 아빠와 동생과 사는 타니아는 집은 부유하지만 엄마의 손길을 대신할 곳이 필요했고 따뜻한 요리의 온기가 그립다. 부모님은 주말에도 일을 하고 형제들이 많은 프릭소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저소득층 단지에 사는 샘은 가난이라는 그림자를 달고 자라 왔다. 스킵턴 하우스 같은 지역 공동체는 아이들만 보듬어 키운 게 아니다. 에린의 엄마도, 타니아의 아빠도, 샘의 할머니도, 프릭소스의 부모님도 그 안에서 자랐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뒤늦게 밝혀지는 ‘뜻밖의 범인’ 역시 스킵턴 하우스와 어떤 연결 고리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 그 의미는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쿠킹 클럽 탐정단 덕분에 스킵턴 하우스는 새롭게 태어났고, 그 안에서 함께 더욱 멋지게 성장해 갈 것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부유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모두.
“스킵턴 하우스 커뮤니티 센터 개장 파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 센터가 모두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제게 똑똑히 상기시켜 준 제 딸 타니아와 친구 에린, 샘, 프릭소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제 쿠킹 클럽, 뮤직 브렉퍼스트, 요가 교실, 댄스 클럽을 비롯한 다른 수업들도 모두 다시 열립니다. 자, 훌륭한 음식을 즐기면서 멋진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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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온 에린은 낡고 이상하지만 매력적인 건물을 발견하고, 그곳이 스킵턴 하우스이며 쿠킹 클럽이 열린다는 걸 알
게 된다. 요리를 좋아하는 에린은 쿠킹 클럽에 들어가 친구들을 사귀고 즐겁게 요리를 배운다. 하지만 누군가 스킵턴
하우스를 사들여 곧 없어질 위기에 처하고, 에린과 친구들은 쿠킹 클럽 탐정단을 만들어 비밀에 싸인 범인을 찾으러
나선다. 쿠킹 클럽 탐정단은 범인을 설득해 모두에게 꼭 필요한 스킵턴 하우스를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