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성을 지나 호박 왕국에 갔다가, 화성으로 순간 이동을 하자!’
정원에서 펼쳐지는 두 아이의 상상 놀이
소년과 소녀는 집 밖으로 나와 정원에서 놀기로 했어요. 둘은 아무것도 없는 마당에서 상상 놀이를 하기로 했지요. 나무 위에 지은 오두막을 머나먼 성이라 상상하고, 호박이 주렁주렁 달린 넝쿨 밭은 호박 왕국이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둘의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더욱 위험천만한 모험으로 바뀌어요. 호박 왕국의 무시무시한 악당 포티루스를 쓰러뜨리고, 무시무시한 좀비들을 맞닥뜨렸다가, 화성에 가서 촉수 달린 괴물과 싸우기도 해요. 하지만 사실 포티루스는 허수아비이고, 좀비 무리는 토끼들이며, 화성 괴물은 화장실에 있던 휴지일 뿐이에요. 이토록 평범하던 정원의 풍경도 두 아이가 상상의 힘을 살짝 보태면, 엄청난 광경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상상만 하면》은 정원의 소소한 일상마저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만드는 아이들의 상상을 아름답게 펼치는 그림책이에요. 게임, 티브이, 스마트폰, 흔한 장난감 하나 없어도 마당에서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을 그대로 담았지요. 책 속 글은 소년과 소녀가 주고받는 대사가 번갈아 가며 나오며 리듬감 있게 전개되어, 정원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더욱 생동감 있게 보여 주고 있어요. 오직 상상의 힘으로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는 두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다 보면, 함께 정원 속으로 뛰어들어 잔디밭을 구르고 뛰놀고 싶어질 거예요.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대상, 뉴욕 타임스 그림책상 수상 작가
제라르 뒤부아의 고전적이고도 아름다운 일러스트!
제라르 뒤부아는 고전적인 색감과 독특한 빈티지 화풍을 확립해 온 일러스트레이터로, 2021년에는 뉴욕 타임스 우수 어린이 그림책상, 2022년에는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대상을 받았어요. 이 책에서는 오래된 종이 느낌이 나는 크림색 바탕에 노랑, 초록, 주황색 등 원색을 밝게 덧칠해 현실과 환상이 뒤엉키는 듯한 아이들의 소동을 알록달록하게 담아냈지요. 또 잉크 펜으로 그린 실루엣에 강렬한 색감과 패턴을 덧씌운 일러스트는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환상이 가득한 옛 고전 속 삽화를 보는 듯한 설렘을 주기도 한답니다.
‘그 순간, 초능력이 사라졌고 우린 진짜 위험에 빠졌어요……,’
화성의 괴물이나 무시무시한 좀비보다 무서운 것은?
웃음을 자아내는 결말!
소년과 소녀는 한참 정원에서 놀다가 간식 시간이 되었다는 아빠의 외침을 들어요. 아빠는 잠시 밖으로 나와 엉망이 된 정원 꼴을 보고, 할 말을 잃지요. 그 순간 두 아이는 모든 마법 능력을 잃고, 현실로 돌아오며 ‘진짜 위험’에 빠졌다고 말해요. 어쩌면 아이들에게 화성의 괴물이나 좀비, 호박 왕국의 악당보다 무서운 건 엄마 아빠이지 않을까요? 그 어떤 위험이 닥쳐도 까르르 즐거워하던 어린이들이 어른의 꾸지람 앞에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실제 우리 곁에 있는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요. 결국 화난 아빠 앞에서 벌벌 떠는 아이들의 그림으로 끝맺으며 이 책은 읽는 사람의 웃음을 자아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