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실크로드의 심장, 세계의 지붕 파미르
그곳에서 만난 꿈과 사람들에 대한 기록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는 겹겹이 쌓인 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페르시아를 비롯한 투르크족, 몽골족, 티무르제국,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며 동서양의 여러 문명과 종교의 영향을 받았다. 수많은 세력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파미르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 영토에 속하지만,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중국과도 국경을 접하고 있다. 파미르 주변국은 1991년에 독립했지만, 옛 소련 시대에 무리하게 그어진 국경선으로 인해 여전히 민족 간의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미르는 오래전 실크로드의 ‘심장’ 역할을 하던 때가 있었다.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 대상들이 로마나 이스탄불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 했다. 자신이 정주하던 곳을 떠나 낯선 공간을 여행하며 새로운 삶을 찾던 사람들이 이곳을 걸었다. 그곳에서는 멈추거나 되돌아갈 수 없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의 공간이었다.
이 책은, 해발고도 4,732m의 파미르에서 작가가 보낸 시간들과 그곳에서 만난 역사, 현재, 꿈과 희망, 그리고 지금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힘과 지혜를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만나게 해준다. 오랜 시간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파미르가 있듯, 우리들의 삶에도 수많은 시간이 쌓여왔고 쌓여갈 것임을 알게 해준다.
“겹겹의 시간이 쌓인 파미르에는 역사적 지층의 두께만큼 무수한 떨림과 그로 인한 파장이 곳곳에 가득하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 눈 쌓인 봉우리, 내가 걷는 길, 내가 머문 집, 따끈한 차 한 잔 대접하던 지친 아주머니의 미소,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 않다. 어느 먼 훗날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지금의 이 떨림이 전해질까?”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