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직종으로 네이미스트namist가 있다.
기업명이나 상표, 도메인명, 인명 등 전문적으로 이름을 짓는 사람을 말한다. 이름 짓는 대상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브랜드명을 짓기 때문에 보통 브랜드 네이미스트로 불린다. 네이미스트가 되는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호기심이 많고 학문 간 경계와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예리한 시각과 감각, 재치, 뛰어난 언어 감각을 가져야 한다.
동양에서 성명학술은 ‘팔자술’의 꽃에 비유한다. 팔자명리를 온전히 알아야 작명에 임할 수 있는 까닭이다. 팔자의 理氣(이기) 모두를 헤아리는 복잡한 전체 법수에 통달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명리의 정확한 지식 체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확한 작명술을 구사하는 위인을 보지 못했다. 팔자 명리의 온전한 지식 체계를 견지한 인사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진신과 가신이 무엇인지도 분별이 되지 않는데 무슨 이름을 짓겠는가. 엉터리 세상이다.
이름을 지을 때는 팔자의 진신을 채용하여 자원오행의 글자를 쓰는 것이 원칙이다. 작명을 포함한 명리 개운(開運)의 요체가 진신의 건전성을 살리는 데 있다. 단순히 부억용신이나 조후용신의 오행을 취해 글자를 선택하는 것은 급수가 낮은 것이다. 더구나 음령오행이니, 수리오행, 파동 등의 잡다한 수법이 작명법 일선에 등장하는 것은 수준 이하의 잡소리에 불과하다. 정통명리학자들은 발음 오행이나 수리, 작쾌 등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이름은 의미가 좋아야 하고, 정확한 십간의 자원오행 글자를 채용해야 한다. 뜻의 정확성을 취하기 위해 글자의 상탁(相柝:측자파자)를 보조적으로 헤아린다. 결론해서 명리를 온전히 알지 못한 제방술은 신뢰할 바가 못 된다는 얘기다. 작명의 예로 戊土 일간의 팔자에 진신 甲이 있고 丙이 있다면 응당 모자란 癸水의 자원오행 글자를 취해 이름을 짓는다. 戊土 일원의 신강약이나 한난조습의 균형 이전에 진신부터 갖추고 보는 것이다. 응용해서 팔자에 있는 진신이 가신의 공격을 받는 ‘가란진(假亂眞)’의 형국에서는 가신을 제거하는 십간오행의 글자를 취하는 고난도의 작명 수법이 있다. 보통은 진신을 취하고, 팔자에 이미 진신을 다 갖추었으면 절충되는 오행의 글자로 작명하면 무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