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대 민간주도성장, 긴축이 답인가?, 증세냐 감세냐ㆍㆍㆍ’
길을 헤매는 한국경제에 방향을 제시하다
이 책은 한국경제의 불평등과 정부의 재정정책 문제 등을 독자들이 거시적인 시선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연구자료와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비평과 대안을 담은 경제 칼럼 모음집이다. 다양한 이슈를 담은 각각의 칼럼들은 ‘우리네 삶’이라는 하나의 큰 퍼즐로 연결되며, 이것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우리가 현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는 힘을 갖게 해줄 뿐만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혜안을 갖게 해줄 것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는 지금 경제회복 과정에서 높아진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그에 관한 대응책을 둘러싼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각 정부는 힘겨워진 시민의 삶을 떠받치기 위해 대규모로 재정을 지출하며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자유로운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상류층과 기업이 먼저 부자가 되면 혜택이 아래로 흘러내릴 것이라는 보수적인 생각에 기초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재정확장과 산업정책, 약자 보호 등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변화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란 것이다. 그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국경제의 흐름, 특히 소득주도성장에서 긴축 추구까지 정부의 재정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하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불평등에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우선 불평등, 불공정과 관련된 경제 쟁점들을 살펴보고, 결과의 불평등을 개선하고 모두가 번영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경제에 초점을 둔 두 번째 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의 의의와 한계를 살펴본 후, 윤석열 정부의 보수적인 경제정책에도 주목한다. 세 번째 장은 팬데믹 이후 큰 정부가 귀환한, 거시경제학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 그와는 반대로 가는 한국이 고민해야 할 점들을 논의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본경제의 현실과 미국 바이든 정부의 정책 변화, 최근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쟁 등 세계의 경제 격동에 관해 보고한다.
‘모두가 잘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경제학
“글을 쓰며 몇 년을 되돌아보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경제성장은 침체되고 불평등은 심각하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별로 바뀌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이 싸우고 있지만 세상은 그대로인 듯하다.“
이는 2015년에 출간된 《이강국의 경제 산책》 머리말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 후로 8년이 지난 세상은 나아지기는커녕 극대화된 경제적 불안감으로 성장 속도는 얼어붙었고, 빈부의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을 예상한다. 이런 시점, 거시경제를 관리하고 소득을 재분배하고 지혜로운 경제외교를 펼쳐야 할 우리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더불어,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며 모두가 변화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이 책을 지탱하는 뼈대는 ‘고민하는 경제학’이다. 저자는 그 실천으로 곳곳에서 사회적ㆍ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촉구한다. 빈곤층의 생활 수준과 노동자들의 죽음에 통탄하고, 무한경쟁에 내몰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의 불안을 우려한다. 소득과 행복의 관계를 탐구하기도 하고, 부조리한 경제구조 자체를 개혁하려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고 적극적인 분배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 나아가 국제적인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이러한 움직임을 이끌어내려면 현재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끝으로 다음과 같이 희망한다.
“팬데믹 전후의 지난 몇 년은 분명 경제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는 시기였습니다. 해외에서 바라본 한국의 모습은 지난 정부 때는 한계가 많았고 이번 정부는 시대와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들에게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와 한국의 경제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지난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와 한계, 현 정부 정책의 문제에 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힘을 모아 긴축과 불평등의 출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고민하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노력이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추천사]
세상이 정말 혼란스럽다. 기존 신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균열, 지정학적 세력균형의 변동, 앞길을 예측하기 힘든 신기술의 발전과 날로 심해지는 기후위기 등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경제는 활력이 점점 떨어지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는 더 공고해지고 있다. 그 결과는 세계 최저 출생률, OECD 최고 남녀 임금격차와 자살률, 최고 노인빈곤율 등 극도의 병리 현상들로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많은 이가 말하지만, 저자는 “가능하다”고 대응한다. 이 책의 글들은 탄탄한 경제이론과 세세한 자료, 다양한 국제 사례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읽기 쉽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헤쳐 나아가는 우리에게 등대가 되어줄 책이다.
장하준_런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저자
저자는 해외에서 한국경제 전체를 조감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제들을 예리하게 찾아내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도 전 세계적인 흐름이나 사례와 비교하며 근거를 제시해 큰 설득력을 지닌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한국경제를 정확히 알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김현철_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장,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
경제학이 어렵고 골치 아픈 학문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다는 걸 증명하는 책. 더불어 경제를 살리는 건 보수가 아니라 진보라는 것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경제학 고수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정우_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 전 대통령 정책실장
불평등, 불공정, 팬데믹, 인플레이션, 인공지능, 윤석열 정부의 감세와 긴축정책 등 한국의 경제는 매우 혼란스러운 미로 속에 갇힌 것처럼 길을 잃었다. 우리 시대 진보 거시경제학자 이강국 교수는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하나의 담대한 공략을 이 책에 담았다.
우석진_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