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결코, 결코 마이클 조던을 비난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피펜 자신의 농구 인생 안팎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자서전인 동시에,
〈더 라스트 댄스〉가 지나친 인물과 사건을 자신의 기억으로 다시 소환한다!
『언가디드』는 미국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다수의 서점, 매체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다양한 호평과 논란을 동시에 야기한 엄청난 화제작이었다. 「뉴욕 타임즈」는 "득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나 직접 득점을 결정짓는 것에서나 최고의 마스터 클래스인 책"이라고 책을 저자의 플레이 스타일에 빗대어 찬사를 보냈으며, 「커커스 리뷰」는 “시카고 불스 왕조에 헌신했던 위대한 선수 피펜이 말해주는 모든 것. 그는 농구 인생뿐만 아니라 농구 바깥의 삶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그가 겪은 인종차별 경험 등 보다 자세히 그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으며, 프로 스포츠계의 슈퍼스타답지 않은 겸손함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반면에 좋지 않은 평가와 논란 역시 많은 뉴스와 이슈로 확대, 재생산되곤 했다.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보다 나쁜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법이다. 대부분의 오해는 마치 피펜이 조던을 비난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는 잘못된 보도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언가디드』를 정독한 독자라면 누구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피펜은 조던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불만 섞인 표현 역시 숨기지 않지만, 농구선수로서, 팀동료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뿐이다. 겨우 이 정도의 발언도 밖으로 꺼낼 수 없다면, 대체 ‘자서전’이라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피펜이 조던을 최고의 농구선수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감사하고, 추억하는 내용도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팀 동료였던 마이클 조던, 데니스 로드맨, 호레이스 그랜트, 토니 쿠코치, 감독 필 잭슨, 더크 콜린스, 구단주 제리 라인스도르프, 단장 제리 크라우스와의 일화들을 얘기하는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고도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이뤘던 슈퍼스타 조던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을 뿐이다. 그만큼 피펜도 자신과 조던이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콤비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이클 조던의 실수나 태도를 지적하는 만큼 자기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도 매우 많이 담겨 있다. 피펜은 결코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가혹한 사람이 아닌가 느껴질 정도로 자신이 부진했던 결과들을 디테일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발언은 그저 농구가 개인 한 사람의 퍼포먼스로 좌우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스카티 피펜 자신도, 최고의 선수 마이클 조던도, 최고의 감독 필 잭슨도 정당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기도 하다. 피펜은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며, 팀이 함께 이룬 성과는 주전, 후보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노력해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가진 스포츠맨일 뿐이다. 그의 생각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사고방식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적어도 17년의 프로 커리어를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하는 선수생활을 했으며, 실력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과의 관계나 경기 매너, 태도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미국 올림픽 대표팀 ‘드림팀’에 2회 연속으로 선발되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 역시 그가 어떤 선수였는지 잘 보여주는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
한국 최고의 NBA 전문가 손대범 KBSN 농구해설위원 추천
읽을거리에 목마른 올드 & 뉴 모든 농구 팬들을 위한 선물
옛 스타 선수의 추억담 이상의 메시지 가득한 인생 이야기 책
번역자와 편집자 외에 『언가디드』 한국어판을 가장 먼저 접한, 한국 최고의 NBA 전문가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이 책을 흥미롭게 읽고 아래와 같은 추천사를 보내주었다. 그 시대에 대한 향수 그리고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콤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며, 농구 팬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지점을 콕 집어 써 내려간 짧은 에세이로 마치 책 속의 책 같은 느낌이다.
“나는 조던만큼이나 피펜을 좋아했다. 필사적으로 팔을 뻗어 패스를 차단하고, 그렇게 빼앗은 공을 갖고선 홀로 코트를 가로질러 우아하게 이륙, 특유의 원핸드덩크를 꽂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피펜도 농구선수 업적만 놓고 본다면 자신의 시대에서 충분히 빛난 최고의 선수였다. 그런데, 이 둘을 표현할 때 한 가지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원투 펀치’를 언급할 때 피펜은 결코 ‘원’으로 꼽히지 않았다. 조던의 이름 앞에 피펜이 표기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기분 나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조던이 뛰는 시카고 불스에서 피펜은 ‘2인자’였다.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조던은 그 자체로도 더없이 훌륭한 선수였지만, 피펜이 있었기에 더 빛났고 우승 역시 수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조던 없는’ 피펜은 얼마나 빛날 수 있었을까? 23년간 농구를 취재해온 기자 입장에서 이는 조회수를 올리기 좋은 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한 혹은 서러움으로 남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그 이슈에서부터 시작한다.”
스카티 피펜의 자서전 『언가디드』는 1990년대 NBA, 시카고 불스, 조던과 피펜 콤비를 좋아했던 올드 팬들에게 향수와 추억을 불러오는 멋진 책이 될 것이다. 당시 슬램덩크, 마지막승부, 덩크슛, 루키, NBA라이브 등의 농구 콘텐츠를 소비했던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 재생기가 될 것이다. 또한 늘 ‘읽을거리’에 목말라 있는 오늘날 2020년대의 젊은 농구 팬들에게도 작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구 팬, 스포츠 팬들만이 이 책을 흥미롭게 읽지는 않을 것이다. 『언가디드』는 과거 잘 나갔던 옛 스포츠스타의 추억팔이 에세이 같은 책이 아니다. 훨씬 더 많은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는 메시지 가득한 인생 이야기 책이다.
우리 모두는 늘 현대사회에서 1인자, 2인자, 3인자의 등급 분류, 서열 정리를 거치며 살아간다. 타자의 시선으로 평가되기 일쑤인 시대를 살고 있으나, 남들의 눈이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엔 각자 나름의 가치와 기준이 있다. 겉으로 목소리를 내느냐, 내지 않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스카티 피펜은 『언가디드』라는 책으로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스스로 직접 얘기하지 않으면, 더 큰 힘을 가진 타인의 목소리에 의해 자신의 삶과 생각이 다르게 널리 전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피펜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준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