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신이아동문학상’, ‘금정상’ 수상 작가 천옌링 신작!
★ 아프다, 따뜻하다…이토록 뜨거운 약속이 또 있을까?
“내가 너처럼 노랗고 초록이 되면…그때 말해 줄게.”
『여우 오는 날』은 생물의 종이 완전히 다른 여우와 커다란 나무가 주인공이에요. 서로를 지키려고 온몸을 다 내주는 마음이 붉은 단풍보다 더 뜨겁게 빛나는 작품이지요.
누가 봐도 닮은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동물계 여우와 식물계 나무! 같이 뛰어놀 수도 없는데, 여우 몸 색깔처럼 붉고 하얗게 똑같아지면 친구가 되겠답니다. 오, 맙소사! 단풍에 눈이 내려 나무 모습이 붉고 하얗게 바뀌어 둘은 극적으로 친구가 되었지요.
해마다 겨울이 오면 여우가 곁에 와서 나무는 외롭지 않았어요. 여우는 나무둥치 구멍에서 새끼도 낳아 기르면서 따뜻이 우정을 나누었지요.
계절이 바뀌고, 나무가 노랗고 초록일 때 여우는 어디로 떠나갈까요? 나무가 묻자, 여우는 ‘내가 너처럼 노랗고 초록’일 때 말해 주겠답니다. 이 아리송한 물음과 대답! 이 대목이 여우와 나무가 ‘아주 남다른 친구 관계’라는 걸 말해 줘요. 붉은 여우가 노랗고 초록일 때가 언제 올까요? 한자리에 오래 사는 나무와 달리 여우는 옮겨 다니며 짧은 일생을 살아요. 혹시 여우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알고 있었을까요? 슬퍼하는 나무 곁에서 비로소 노랗고 초록 모습이 되리란 걸. 그 순간이 곧 나무와 긴 이별이라는 걸 말이에요.
나무에 남긴 여우 마음은 씨앗, 그 놀라운 선물 앞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아요. 나무 홀로 외로울까 봐 새로운 나무 씨앗을 물어 와 곁에서 온몸으로 싹 틔울 줄이야! 여우 마음이 하도 애틋해서 나무는 되뇝니다.
“내가 말했잖아, 날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우 오는 날』은 ‘우리의 모든 시간이 귀하고 소중한 삶’이라는 진실을 두 친구 이야기로 일깨워 줘요. 아낌없이 제 몸을 내주는 나무의 사랑, 친구의 외로움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여우의 약속! 누군가의 친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감동인지 새롭게 깨닫게 돼요.
지금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색깔이 물드는 계절은 달라도 벚나무와 단풍나무처럼 곁에 누군가 있다면 참 행복한 사람이에요. 참된 친구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가리지 않아요. 변함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기다려 주고, 따뜻이 안아준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여우와 나무처럼 말이에요.
“마음으로 읽어야 더 잘 보이는 그림책”
이 책 『여우 오는 날』은 가만히 마음으로 느끼며 읽어야 더 잘 보여요. 이야기가 전하는 뜻을 찬찬히 곱씹다 보면 따뜻한 울림이 오롯이 스며들지요. 작가는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여백을 한껏 살린 그림 배치로 누구나 이야기에 공감하도록 만들었어요. 섬세한 캐릭터 표현도 돋보여요. 시간이 갈수록 바뀌는 여우 표정, 걸음걸이까지도 실제 같아서 어루만지고픈 충동이 들어요. 쓰러진 여우를 향해 가지를 뻗어보려는 나무의 떨림은 극한의 슬픔을 나타냈어요. 아, 눈물방울처럼 검은 잎을 뚝뚝 떨구는 단풍나무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빨강, 노랑, 초록, 하양을 교차하여 단순하게 보여주는 방식도 아주 자연스러워 시간 흐름이 잘 느껴져요. 그래서 『여우 오는 날』 작품에서 전하는 시간의 소중함, 계절 변화, 만남과 이별, 생명과 죽음 같은 여러 메시지를 우리는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모두가 읽어도 두고두고 깊은 울림이 있는 책으로 자신 있게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