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걸출한 작가이자 ‘일장기 말소 의거’를 일으킨 독립유공자 현진건을 기려 그 동안 《빼앗긴 고향》을 매달 속간해 왔습니다. 2023년 1월에 첫 호를 발간했으니 이번 달로 어느덧 제 10호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호 제목을 《현진건의 삶과 문학》으로 정했습니다. 현진건 주요 연보, 현진건의 생애 소개, 소설가 현진건에 대한 평가, 독립유공자 현진건에 대한 평가, 문학사에 남긴 업적, 현진건 소설의 3단계, 현진건 소설의 주인공들, 현진건의 문학정신, 현진건 현창 실태, 현진건 소설에 나오는 먹을거리, 현진건 소설의 작품별 줄거리 등을 소개하는 데 책 발간의 주된 목적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매달 현진건 소설 한 편을 (어려운 어휘에 풀이를 각주로 붙여서) 실으면서, 그를 외국어로 번역하고 또 그림으로 형상화해 게재했으며, 21세기판 소설도 재창작해 선보여 왔습니다. 그 전통에 따라 이번호에 〈B사감과 러브레터〉를 수록하였습니다. 즉, 이번 호는 현진건의 삶과 문학에 관한 전반적 소개 및 〈B사감과 러브레터〉를 소개하려는 ‘목적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국민교육헌장의 표현)’고 하겠습니다.
많은 문인들이 친일 행각을 벌였지만 현진건은 끝까지 일제에 맞섰습니다. 조선총독부는 현진건 창작집 《조선의 얼골》에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고, 신문에 연재 중이던 장편 〈흑치상지〉도 강제로 중단시켰습니다. 현진건은 울화와 가난과 병환으로 어렵게 살다가 끝내 43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진건은 대구 생가도 서울 고택도 남아 있지 않고, 서울 확장 과정에서 묘소마저 없어졌습니다. 물론 ‘현진건 기념관’ 등의 이름을 가진 공간도 없습니다. 이 책이 현진건을 널리 알리는 과업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