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주소≫의 가치와 영향
남송(南宋) 때의 장서가인 진진손(陳振孫)이 편찬한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에 ≪맹자정의≫ 14권을 저록(著錄)하고 손석이 지었다고 기록하면서부터 ≪맹자주소≫의 저자는 손석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진진손보다 이른 시기에 살았던 주희(朱熹)를 비롯해 후대의 ≪사고전서총목(四庫全書總目)≫ 등에서도 ≪맹자주소≫의 저자가 손석이 아닐 것이라고 의심하였다. 하지만 ≪맹자주소≫의 저자와 관련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지니는 학술적, 역사적 가치는 적지 않다.
주희는 ≪맹자주소≫에 대해 “기존 소(疏)의 형식과 전혀 달라서 명물제도(名物制度)에 대한 풀이를 하지 않고, 단지 조기의 설에 부연만 했을 뿐이다.”라고 폄하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맹자주소≫의 소는 기존 주소의 방식을 그대로 따름으로써 소체의 규범에 부합하고 있으며, 상당히 엄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비록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한 것은 많지 않지만, 설명이 쉽고 유창하고 명확하여 초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맹자주소≫의 국내 최초 완역
전통문화연구회가 발간하는 ≪역주 맹자주소≫는 ≪맹자주소≫를 처음으로 완역하는 책이다. 이번에 간행하는 ≪역주 맹자주소 4≫에는 만장 장구(萬章章句) 상·하, 고자 장구(告子章句) 상을 번역하여 수록하였다. ≪역주 맹자주소≫는 완성도 높은 번역을 위해 십여 년간 고전 번역에 종사한 고전 번역 전문가들의 협동연구번역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본서는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상세한 역주를 달았으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인용된 수많은 전거의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밝혀 전문성을 확보하였으며, 현대의 언어감각에 부합하는 적절한 어휘를 찾아 표현하려 노력하였다. 편마다 간략한 설명을 붙여 내용의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