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달하고 싶은 교육, 전하고 싶은 교육
“교사가 자신감을 가지고 교육할 수 있다면,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저자가 학교에 작업치료를 전하는 활동을 시작하던 2008년 당시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해준 말이다. 아이들의 장애나 진단적인 특성, 왕따나 부등교와 같은 사회문제, 가정과 연계의 어려움 등 다양한 과제에 부딪히는 교사들이 ‘자신감 있게 교육할 수 있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고 싶어도 잘할 수 없는 매일의 일상,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내몰린 아이들이 ‘장애의 유무와 상관 없이 건강하게 자란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질문에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도출한 하나의 방식이 ‘도달하고 싶은 교육’이다.
‘도달하고 싶은 교육’에는 교사가 그 아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뿐만 아니라, 아이가 학교에서 할 수 있기를 부모가 바라는 것, 아이 자신이 하고 싶거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포함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실현하고 싶은 중요한 활동이 모두 포함한다.
‘도달하고 싶은 교육’은 일본의 학교작업치료 실천과정에서 교사와 함께 학생의 성취와 적응을 담는 표현으로 협의한 용어로, 학생의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교육의 실천 가능한 목표이며, 교사와 부모가 구체적으로 ‘기대를 담은 목표’라고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기대하는 교육의 목표가 있다. 교사의 지원으로 학생이 그 목표에 이르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을 교육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같아도 ‘도달하고 싶은 교육’은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필기(글쓰기)’는 자주 상담하는 ‘문제’ 중 하나다. 수업 시간에 노트에 쓰지 않고 지원자가 대신 써주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담임교사는 ‘3학년부터 어려워지는 학습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교과서나 노트를 준비하고, 필기하기는 염려 없이 습관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5학년인 다른 아이의 담임교사는 ‘할 수 있는 것은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길러주고 싶다’고 했다. ‘필기를 하지 않는다’라는 똑같은 문제행동이지만, 1학년 교사는 ‘준비나 쓰기의 습관을 기른다’는 교육을, 5학년 교사는 ‘어려운 일도 노력할 수 있다’는 교육에 도달하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이처럼 고민하는 ‘문제행동’의 형태는 같지만, 그 너머에 있는 ‘도달하고 싶은 교육’은 각각 다르다.
Part 1에서는 이 ‘도달하고 싶은 교육’을 교사, 학부모, 작업치료사가 팀을 이루어 함께 지향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내용을 6명의 학생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학생과 교사, 보호자와 함께 협력해서 실천하는 것은 저자의 학교작업치료에 있어 최고의 나침반이자 지침이다. Part 2에서는 학교작업치료에 대한 이해와 협력, 배움을 통해 학교에 기여할 수 있는 형태로 성장해간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학교 방문을 시작했을 때 작업치료사라는 ‘전문가’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교사의 마음을 힘들게 했다. 전문가라는 굴레를 벗고 발견한 학교 현장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Part 3에 담았다. Part 4와 Part 5에서는 학생과 보호자, 교사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여 함께 목표 설정하기, 팀으로 이뤄낼 수 있는 정보 공유에 관해 설명했다.
작업치료는 지역사회의 이해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인지도가 낮아 작업치료를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Part 6에서는 다양한 작업치료사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작업치료를 전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리했고, Part 7에서는 전달된 사회에서 기대되는 작업치료에 대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 오키나와 지역 차원의 노력을 보여준다.
저자는 ‘도달하고 싶은 교육’은 학생 자신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회(환경)가 계속 변화하는 과정으로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퍼져나갔으며, 거기에는 장애라는 단어는 필요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달하고 싶은 교육’을 통해 학생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건강과 웰빙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작업치료가 도입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