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는 이영득 작가의 오랜 관찰 끝에 나온 그림책
쇠물닭 둥지를 처음 봤을 때 가슴이 막 뛰었다는 작가는 신발을 벗고 늪에 풍덩 들어가서 물풀을 보다가 숨이 멎는 것 같았다고 한다.
“키가 큰 줄 숲에서 처음 쇠물닭 둥지를 봤어요.
꽤나 크고, 물보다 한 뼘 위에 지은 수상 가옥이 참으로 신기했지요.
넓적하고 오목하게 지어 놓은 둥지 바닥에는 마른 잎들이 깔려 있었고,
둥지 안에는 동그란 알들이 있었어요.”
작가는 적에게 절대 들키지 않기 위한 쇠물닭 엄마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뭉클하고 대견하고 감동스러워 쇠물닭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쇠물닭은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둥지 겉을 싱싱한 줄 잎으로 이쪽저쪽으로 구부려서 가려 놓은 천연 요새 둥지를 짓는다. 이러한 보살핌 속에서 새끼 쇠물닭은 부모가 잡아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쑥쑥 크고 성큼 자라서 청년 쇠물닭이 되면 직접 사냥하는 법도 익히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쇠물닭의 성장을 지켜보며 마치 자식을 독립시킨 부모처럼 뿌듯함을 느끼며 쇠물닭도 자식 키우는 것이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 태풍으로 모두 사라져 갈 것 같은 늪에서 스스로 되살아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상을 찾는 쇠물닭의 일생을 긴장감 있게 끌어가는 이야기는 흥미진하게 전개된다. 가장 늦게 깨어났지만 부모의 보살핌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생명을 이어가는 막내 쇠물닭의 활기찬 모습은, 자연의 넓은 품이 얼마나 위대한지 또 사람도 쇠물닭보다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귀한 생명임을 깨닫게 해 준다.
■ 한국화 특유의 감성을 잘 담는 권정선 화가가 취재를 통해 그린 생태 그림책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 첫 책을 완성도 있게 담은 권정선 화가는 이번 책에서도 한국화의 특징을 잘 살린 아름다운 자연 그림책으로 독자들을 푹 빠지게 한다. 글 작가와 함께 직접 늪과 저수지 들을 취재하며 드넓은 주남 저수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쇠물닭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특히 작가의 관점에서 가깝게 당겼다가 뒤로 밀어내고, 또 높혔다가 낮추기도 하면서 오랜 습지를 포근하고 웅장하게 표현했다. 이에 아름다운 비단 폭에 부드럽고 힘찬 먹선과 은은한 자연색으로 그려 낸 사계절 그리고 우포늪과 그 주변을 취재하고 관찰한 바탕으로 담아낸 쇠물닭의 일상이 그림 속에 잘 녹아 있다.
■ 쇠물닭 특징과 늪에 사는 친구들을 담은 풍성한 부록
본문에서 담지 못한 정보를 통해 아이들이 쇠물닭에 대해 더 쉽고 재밌게 알아갈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늪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쇠물닭의 생태 정보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부록에는 쇠물닭의 생김새, 특징, 먹이, 태어나서 성장하다 죽기까지의 한살이, 늪에서 함께 사는 친구들까지 세부적인 정보를 담았다.
■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
1. 『참나무는 참 좋다!』 이성실 글· 권정선 그림
2. 『호박이 넝쿨째』 최경숙 글· 이지현 그림
3. 『알록달록 무당벌레야』 이태수 글· 그림
4. 『거미가 줄을 타고』 이성실 글 · 다호 그림
5. 『어흥어흥 어름치야』 이학영 글 · 김재홍 그림
6. 『사과가 주렁주렁』 최경숙 글 · 문종인 그림
7. 『어여쁜 각시붕어야』 김성호 글 · 윤봉선 그림
8. 『고추좀잠자리가 높이높이』 김황 글 · 김재희 그림
9. 『꽃을 먹는 늑대야』 이준규 글 · 유승희 그림
10. 『새콤달콤 딸기야』 이영득 글 · 다호 그림
11. 『힘이 센 장수, 장수풍뎅이야』 김진 글 · 유승희 그림
12. 『빨간 모자를 쓴 딱따구리야!』 김성호 글 · 이지현 그림
13. 『숲 청소부 버섯』 김성호 글 · 한재희 그림
14. 『방긋 웃는 도둑게야』 이학영 글 · 양상용 그림
15. 『동글동글 달팽이야』 권오길 글 · 양상용 그림
16. 『날쌘 담비야』 최태영 글 · 심재원 그림
27. 『이마가 빨간 쇠물닭아』 이영득 글 · 권정선 그림
* 계속 출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