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사랑한 천국, 신들의 거처,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숭고하고 거대한 대자연 앞에선 한 인간의 두렵고 떨리는 마음, 신성한 법칙을 가르치는 하늘의 섬, 귀중한 보석상자 등의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형언할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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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가 시작된 곳이고 근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온갖 기상천외한 천재들이 노닐 던 곳이다. 근대 사상과 근대 음악·미술이 싹튼 곳이다. 유럽이 현재의 국가 체제를 갖게 된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1800년대 중반까지는 공국 형태로 존재하다가 현재의 국경으로 갖추게 된 것은 200여년도 채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탈리아라고 하더라도 오스트리아, 프랑스 그리고 독일 국경과 접한 곳은 혼합된 문화 형태가 방문객들을 더 즐겁게 한다. 알프스는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국경선이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이 풍부하다. 본 여행기는 돌로미티 알프스 지역의 즉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프랑스, 모나코 공국, 리히텐슈타인 공국에 대한 다양성의 교향곡이다.
본 여행기는 이러한 돌로미티 알프스를 직접 방문해보고 느낀 것을 노래한 문명기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난 세기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철학, 수학 그리고 공학을 연구한 끝에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설파하였다. 그렇다. 돌로미티 알프스를 노래함에는 어떡한 미사여구와 단어도 형언할 수 없다. 그만큼 장엄하고 깊은 곳이리라.
생체의공학자이자 교육자, 수필가로 활동해 온 강 교수는 국제공동연구를 위해 틈틈이 유럽여행을 하였고, 15년 전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겪고, 생각하는 다양한 내용을 매일 매일 글로 풀어내며, 지역 신문 등에 칼럼으로 내용을 게재하고 있다. 이번 책은 지난 7~8년 동안 돌로미티 알프스를 여행한 내용들을 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