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카메라로 광고현장을 샅샅이 누비는 듯한 생생한 전개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만화가 더해진 친절한 안내서
이 책의 문체나 구성은 특별하다. 마치 1인 카메라를 들고 아트디렉터의 책상부터 촬영장, 편집실, 녹음실 등등 광고현장의 곳곳을 탐험하듯이 전개된다. 실제 현장에서 바로 스케치한 듯한 살아있는 일러스트가 머릿속에 흥미로운 상상들을 더해주고, 각 직군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대화들이 직무를 간접체험하게 한다. 단순히 업무에 대한 지식을 정리해주던 기존의 직업 안내서와 확연히 구분되는 장점이다.
본문 총 7장에, 전현직 베테랑 광고인 9명의 인터뷰, 모르면 대화의 맥이 끊기는 ‘필수 실무용어 90’까지, 광고의 모든 것을 담았다. 1장 〈직업으로서의 광고〉는 AP, AE,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PD, CD 등 광고대행사의 직종 A to Z를 다룬다. 각 직군들이 말하는 ‘빡세지만 재미있는’ 광고의 매력을 알 수 있다. 2장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모든 일의 시작 ‘오티 브리프’부터 살 떨리는 발표의 시간 ‘시사’까지,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각 단계의 노하우를 전한다. 힘들이지 않고 노련하게 광고의 파도를 타려면 꼭 읽어야 할 파트 중 하나다. 3장 〈저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는 사람을 관찰하길 좋아하는 작가가 조감독부터 프로덕션 PD, 조명감독, 모델, 푸드 스타일리스트까지 자기 분야에서 활약하는 프로들을 만난 이야기이다. 분주하고 활기 넘치는 촬영장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짜릿해!” “늘 새로워!” “사실 잘 모르겠어”
매일이 파도타기인 광고인들의 하루
4장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활용하는 여러 별나고 신기한 방법과 모습을 소개한다. 은둔형, 리사이클형 등 작가만의 분류가 재미있다. 5장 〈A안으로 팔고 올게! 설득의 전장〉은 광고회사에 다닌다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난이도 별 두 개인 실무보고부터 난이도 별 다섯 개인 대표보고까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담겨 있다. 6장 〈사연 없는 광고 없다〉는 실무 안팎의 에피소드들 1편이다. 광고인의 직업 만족도, 워라벨, 장수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 모델 캐스팅 일화, 조감독 실종사건 등 웃긴데 애잔한 (그래서 어느 직장인이든 공감할)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7장 〈오늘도 무사히〉는 실무 안팎의 에피소드들 2편이다. 연말평가, 겨울의 촬영장, 예산 삭감의 괴로움, AI 시대에 필요한 광고인의 역량 등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또 다른 마스코트인 별책부록에는 ‘일 좀 아는 직원’으로 만들어줄 실무용어 90가지와 활용예문이 담겼다. 이 용어 90가지를 익히고 나면 현장에서 대화의 맥을 놓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재미있고 매번 새롭지만, 또 매번 첩첩산중이어서 긴장되는 일. 괴로움과 즐거움이 늘 세트로 장착된 묘한 밸런스가 매력적인 일. 이런 광고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마지막으로 애정 어린 조언을 덧붙인다. “초반 5년은 ‘혼나지 않을’ 정도로만 실적을 내세요. 처음부터 너무 잘해버리면 윗사람의 기대가 커집니다. 5년 차 이후부터는 슬슬 속도를 내세요, 이 10년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기이고 이때 잘 풀리면 이후에도 잘 풀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힘들더라도 피하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광고일만의 재미가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내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