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체성을 고민하는 ‘10대’를 위한 안내서 『LGBTQ로 살아가기』가 출간됐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성소수자 청소년 가이드북으로 의미가 있는 이 책은 LGBTQ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10대 눈높이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책이다.
『LGBTQ로 살아가기』에는 LGBTQ 개념, 심리학, 사회학, 의학에서의 정의 같은, 기존 관련 서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지식만이 아니라 혐오 표현에 대응하기, 커밍아웃하기, 학교에서 권리 찾기, LGBTQ의 종교생활, 데이트와 성관계, 그리고 LGBTQ에 우호적인 직장 찾기까지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중간중간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실려 미국 십대 퀴어들의 생활과 경험, 고민과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영화와 책 소개, 전문가 조언, [한국 사정에 맞게 국내 정보로 편집·추가된] 누리집 정보를 포함해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도 담겨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국내에 LGBTQ 및 젠더 관련 학술이론서는 비교적 많이 출간된 반면 청소년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책은 드물고, 특히 LGBTQ 주제 전반을 아울러 안내하는 가이드북은 없었다는 점에서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 나아가 가족, 친구,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책에 따르면 기성 젠더 규범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의 41퍼센트(일반인은 4.6퍼센트)가 살면서 한 번쯤 자살을 시도한다. 본인이 성소수자이자 그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저자 캘리 휘걸 매드론은 “여러분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며, 지금도 그림자처럼 살고 있을지 모를 친구들에게 손을 내민다.
원제의 뜻을 살린다면 ‘LGBT로 살아가기’가 아니라 생존하기(Survival)이다. 이 책 『LGBTQ로 살아가기』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무지, 편견, 혐오로 얼룩진 사회에서 생존하고 오롯한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