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바탕으로 한
슈파이어의 영성이 담겨 있는
《기도의 세계》
《기도의 세계》는 기도의 본질을 설명하는 가장 앞부분에서 “기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다. 기도는 하느님과 함께 사는 영적이고 신비스러운 삶이자 그분의 현존하심에, 그분의 신적이고 삼위일체적인 사랑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2쪽) 하고 삼위일체론과 연결하며 문을 열고 있다. 그러면서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어떻게 기도가 이루어지는지, 창조 세계는 어떤 기도를 바치는지, 그리스도나 마리아는 어떤 기도를 바치는지 기도의 원천을 살펴본다. 그리고 조금 관점을 바꾸어 상황에 따라, 직분에 따라 어떻게 기도를 바쳐야 하는지, 또 흠숭, 감사 기도, 청원 기도에 관해서도 알아본다.
이 책은 이처럼 기도에 관해 광범위하게 모든 것을 다룬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깊이도 깊다. 삼위일체론, 창조론, 그리스도론, 마리아론 등 그리스도교 신앙의 여러 가지 측면을 통해 기도를 바라보고 있기에 단번에 읽기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독자들도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조금씩 읽어 나간다면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 계시를 하심으로써 모든 것이 인간에게 전달되듯이, 기도는 은총처럼, 믿음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처럼 하느님 안에, 삼위일체로 생명을 교환하시는 그분 안에 최종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순전히 인간적인 동기와 간청을 넘어 삼위일체적 생명과 기도에 참여하는 것, 세상에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들으시고 이루어 주시는 것을 말한다.
─ 머리말 중에서
하느님을 의지하고 그분께 순종하는
강한 마음을 가진 슈파이어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의사로서 과학적인 학문인 의학을 공부하였는데도 신비가가 된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영적인 동반자였던 발타사르는 “지금까지 슈파이어가 집필한 대부분의 작품은 성경을 깊이 묵상한 내용과 하느님의 말씀을 늘 새로운 관점에서 듣고 풀어내려 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이것이 그녀가 쓴 책들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즉, 슈파이어는 멈추지 않고 늘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노력은 기도로 표현되었으며, 그녀는 끊임없는 기도 안에서 이러한 순종을 이룰 수 있었다.
기도는 그녀의 생애 내내 삶을 지탱해 준 뿌리였다. 그렇기에 《기도의 세계》에는 그녀의 영성이 가장 기초부터 담겨 있다. 따라서 그동안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어떤 인물이며, 그녀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단편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 《기도의 세계》는 보물과 같을 것이다. 또한 신학자 발타사르가 그녀에게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궁금했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일 것이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삼위일체, 강생, 십자가를 비롯해 여타 많은 것들에 대한 신학적 직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 1940년대 이후부터 마지막까지 줄곧 제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