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 낯선 곳에서 나는 방향을 잃었다.”
예일의 도시 뉴헤이븐. 도시 전체가 캠퍼스나 다름없지만, 모든 주민이 예일대 학생이나 교직원인 것은 아니다. 서른다섯이라는 애매한 나이에, ‘동반인’ 비자로 ‘당분간’ 뉴헤이븐 주민이 된 저자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하지만,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펼쳐 가는 멋진 서사의 가장 마지막 장에 짧게 붙어 있는 부록 같은 삶”을 확인할 때마다 메말라 갔다.
“그때였다. 친구들이 내 삶에 들어온 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지역에서 온 사람들과 튜터로 지원한 학부생들을 연결시켜 주는 예일의 브릿지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새로운 친구들은 채식주의, 인종차별, 문화 전유, 사회적 소수자 등에 대한 편견에 지지 않고 서로의 삶을 긍정해 주었으며, 이 친구들을 통해 저자는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불투명한 현재를 건너 새로운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빛나는 친구들과 보낸 시간들을 소셜미디어에 기록하고 주변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편견도, 망설임도 없이.”
팸은 채식주의자를 환영하고 함께 즐기는 방식을 찾아내게 해 주었다. 스텔라는 세계 속의 한국인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 보여 주었다. 알리사는 문화 다양성과 문화 전유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해 주었다. 멍페이와 로비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열어 보여 주었다. 자유롭고 명석한 스무 살의 친구들은 ‘뉴헤이븐의 위기의 주부이자 백수’에게 기꺼이 다가와 귀를 기울였다.
나를 바꾼 ‘단 한 명’들의 이야기
열심히 고군분투했지만 실패에 가깝다고 자평했던 미국에서의 삶이, 저자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였을 뿐 아니라 스무 살 친구들에게도 소중한 행운이 되었다는 사실은 저자 자신에게 주어졌던 소중한 행운을 돌아보게 했다. 이미 곁에 있어서 몰라보았던 그 행운은 다시금 미래를 향해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