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화엄경』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친절한 길잡이
기독교도에게 성경이 있고, 이슬람교도에게 코란이 있듯 불교도에게도 경전이 있다. 다만 불교의 경전은 그 양이 방대하고 종류도 많은데, 그중 〈화엄경〉은 전체적인 짜임새와 방대한 양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문체로 유명하다. 불교 경전이란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읽어보려는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는 독자를 위해, 〈화엄경〉의 방대한 양에 지레 겁먹고 뒷걸음쳤던 독자를 위해 『행복한 화엄경』은 태어났다.
동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엄 스님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화엄의 세계〉를 쉽게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행복한 화엄경』을 집필하였고, 〈화엄의 세계〉를 안내하는 안내자 역할을 자처한다.
어렵고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특정인들의 수행을 위한 경전이라는 편견으로 우리는 화엄사상을 판단하려 하지만, 실은 화엄사상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과 너무도 친숙하다. 『화엄경』이라는 경전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소설이나 그림, 영화를 통해 〈화엄의 세계〉를 펼쳐 보이기도 했고, 사찰과 전각 등의 이름을 통해 〈화엄의 사상〉을 담기도 했다.
화엄사상의 근본정신은 모든 부처와 중생은 하나로, 마음만 깨달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일승(一乘)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일체 중생은 본래 부처님이었기에 만물의 근원이며 본래 고행인 법계(法界 진리의 세계)를 깨달아 제자리를 찾아 곧 ‘부처님’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처’라는 단어로 화엄사상을 불교에 국한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부처란 ‘깨달음’을 대표하는 단어일 뿐이며, 우리에게 깨달음이란 묻혀 있던 ‘참다운 나’를 찾아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화엄경』은 비단 불교도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정엄 스님의 집필 의도처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화엄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며, 화엄의 세계를 통하여 이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각시키기 위한 것이며, 그 자각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져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가 다 행복하기를
모든 생각과 감정의 장애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일체의 진리를 모두 다 깨달게 되기를
궁극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