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올라서기 위해 일만 번 떨어지는
다이빙 유망주들의 뜨거운 분투기

무원은 어릴 적 수영을 하다가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다이빙으로 종목을 바꾸었다. 출발이 늦은 만큼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훈련하지만, 실력이 쉽게 향상되지 않아 힘겨워한다. 무원의 절친들 또한 마찬가지. 유망주 은강은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고, 에이스 재훈 역시 예전 같지 않은 성적에 예민해진다. 높은 곳에 올라 몸을 내던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셋은 각자 외로운 싸움을 이어간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무원의 실력이 눈에 띄게 달라지면서 이들의 관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는데…….

“두렵지 않은 적은 없다
두려워서 안 한 적이 없을 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물이 좋았고, 물속에 들어가면 나를 방해하는 것도 귀찮게 하는 소음도 없었으니까. 푸른 고요함에 매료되어 물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재미 삼아 뛴 다이빙이 해방구가 되었다. 새로운 시작, 또 다른 도전! 3미터에서 시작된 다이빙 선수 생활이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10미터에 이른다.
높이가 높아질수록 공포와 성취감이 비례됐다. 팔꿈치 끝에서부터 올라오는 전율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되는 도전은 나를 온전하게 살게 했다. 매번 머뭇거림 없이 뛰어내리는 동료 선수를 보고 내가 물었다. 넌 안 무섭냐고. 녀석은 호기롭게 웃으며 죽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무섭냐, 라고 답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적응돼서 덜 무서운 거지, 두렵지 않은 점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주위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절친의 사고를 목격한 뒤로 보드에 서면 떨리는 몸을 멈출 수 없게 된다. 10미터 보드 끝에선 나. 나는 계속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을까? 저 푸른 물속으로 몸을 내던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