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가 ‘적이 쳐들어온다’는 경고의 뜻이라고?!”
익숙한 네 글자에 숨겨진 180도 반전의 지혜
“생각을 뒤집는 고사성어의 비밀”
알수록 신기한 옛말의 숨은 흔적 찾기
한자어는 여전히 우리말 사용에 있어서 영어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지만 오늘날 일부 청년들은 한자로 된 숫자를 읽지 못하고,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에게 영어보다 어려운 언어가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도 각각의 고유한 역사와 유래를 담은 한자어는, 단순한 말이 아닌 우리 삶의 ‘철학’이자 ‘태도’로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한자로 이루어진 고사성어는 지난 수천 년의 역사 속 선조들의 지혜를 단 네 글자로 담아낸 말로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성을 띠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토록 가치 있는 고사성어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있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에 숨겨진 반전의 뜻과 유래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젊은 세대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고사성어 중에서 원래의 뜻과 정반대 혹은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들을 소개하며, 원뜻과 현뜻의 차이를 통해 삶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옛말의 ‘상식 밖의 의미’를 알게 되면 막연하게만 느꼈던 세상의 이치나 인생의 교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천 년을 살아남은 글자의 지혜”
옛말의 잃어버린 뜻에서 찾는 통찰
1장에서는 반전의 고사성어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이야기한다. 흔히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살아남다’는 뜻으로 쓰는 ‘구사일생’은 사실 살아남은 안도가 아니라 죽어도 꺾이지 않는 결연한 의지를 뜻한다. 가을의 평화로운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천고마비’에는 살찐 말들을 잡으러 올 적군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고, 세상 어디에도 적수가 없다는 뜻의 ‘천하무적’은 권력보다는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왕의 통치술에 관한 표현이다.
이처럼 특정한 상태를 지칭할 때나 쓰던 옛말의 원뜻을 건져 올림으로써,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중요시하는 가치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단순히 살아남기 위한 삶을 넘어 죽음 이후의 더 큰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삶으로, 화려해 보이는 이미지보다 그 밑에 도사린 치열한 투쟁과 분투의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보아야 할 것”
진정한 우정부터 나를 대하는 방법까지
2장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인간관계에 필요한 도리란 무엇인지 전한다. 친구들 사이의 우정을 자랑할 때나 쓰이던 ‘간담상조’나 ‘죽마고우’ 안에 어떻게 허례허식과 권력으로 가득 찬 인간관계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일컬을 때 쓰는 ‘일거수일투족’에는 어떻게 취업을 앞둔 절박한 젊은이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지 저자는 생생한 유래와 이야기로 풀어낸다.
수천 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우리는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또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관계적인 덕목보다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는 데 골몰할 뿐이다. 그러나 결국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타인을 대하는 모습이 되고,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 책의 메시지를 읽는다면, 오늘날 얇디얇은 인간관계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두터운 인연을 맺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결정의 순간마다 필요한 자세”
인생의 모호함을 딛고 의연하게 나아가기
3장에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에 있어 필요한 지혜에 대해 알려준다. 성공 후 명예로운 귀향을 가리키는 ‘금의환향’이 섣불리 고향에 돌아옴을 경고하는 데서 비롯된 말이라는 사실을 통해 선택에는 그 시기도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 재능의 특별함을 강조할 때 쓰는 ‘낭중지추’는 재능을 펼칠 기회를 잡으려던 간절함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전하며 재능과 기회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한다.
순간의 선택이 모여 인생을 이룬다고는 하지만, 살면서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답을 내릴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가 않다. 당장 더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섣불리 판단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선조들의 오랜 깨우침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일이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자신의 선택을 마주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말에서 새로운 시선을 얻는 법”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만의 관점을 발견하기
4장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상에서 핵심을 보고 나만의 관점을 갖는 법을 말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음을 일컫는 ‘마이동풍’이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외면받았던 설움에서 시작되었단 것을 전하며 말의 힘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고민해본다. 또 뻔뻔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철면피’에는 본래 공정함과 강직함을 칭송하는 뜻도 담겨 있음을 밝히며 올곧은 신념에 대해서 말한다.
이렇듯 우리가 쓰는 뜻과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고사성어를 통해 이 책은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만의 관점을 갖기 위한 지혜를 선사한다. 책에 정신이 팔려 있음을 일컫는 ‘독서망양’에서 책이든 노름이든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원뜻을 건져 올림으로써, 이 책은 사회의 틀에 맞추기보다 나다운 삶을 개척해나가는 자세를 가질 것을 권고한다. 오래된 말에서 새로운 시선을 획득하는 이 책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지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