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를 향한 특별한 조명
박도 작가는 ‘정치지도자’들의 이야기에, 경북 구미에서 보낸 자신의 유년기부터 집필을 위한 최근의 답사에 이르기까지 한 ‘백성’의 이야기를 엮어 넣었다. 1950년대 초반의 어느 날, 경부선 특별열차를 타고 지나가는 이 대통령을 향해 멀리서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수업을 중단하고 담임교사 인솔로 구미역에 나가야 했던 초등학생 때의 기억, 그 십 년쯤 후 서울 북한산 산동네에 살 적 집안 사정으로 휴학한 채 매일 새벽과 저녁에 신문을 배달하고 때로는 호외를 뿌려가며 쿠데타 정국을 접했던 십 대 시절의 기억, 그 산동네 집 마루에서 작가의 할머니가 청와대 쪽을 바라보며 들려주신 동향인 ‘상모 양반(박정희)’의 과거사, 나중에 국어 교사가 되어 걷던 적선동 대로에 노란 은행잎과 함께 뿌려진 호외로 접한 박 대통령 유고, 최근에 전두환 생가를 찾아가는 길에 택시기사와 나눈 대화, 노태우 정부에서 마련한 ‘보통사람 100인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했던 경험, 1980년대의 어느 날 문상객 접대를 위해 조문록 앞에 앉았을 때 마주친 김영삼, 국회의원 선거 유세장에서 쓸쓸히 걸어가던 후보 노무현, 국립묘지에서 마주친 박근혜……. 우리 현대사의 다양한 순간들은, 이렇듯 작가 개인사와 어우러져 특별한 생명력을 갖는다. 또한 수많은 기록사진과 문헌자료를 통해 재구성한 ‘이야기 현대사’는 지난 70여 년의 역사적 사건들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한국전쟁 당시와 그 직후의 혼란 상황, 장기 집권을 위한 여러 계책과 숨 가쁘게 돌아가던 정국, 수많은 희생과 혁명과 우리 현대사에서 유일했던 내각책임제 시기, 반복되는 쿠데타와 음모와 비극, 한반도의 남북 대치 구도와 연관된 사안들을, 정치지도자들의 행보를 중심으로 다시 생생하게 짚어본다.
우리의 오늘을 이해하는 길
미래의 지도자를 기대하며
『대한민국 대통령』에 소묘된 역사의 장면들은 주로 정치지도자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 백성’인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이는 우리의 현재를 만든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작가는 반복해 강조한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그 나라 백성의 수준을 말한다’고. 이제는 ‘우리가 제대로 된 지도자를 잘 기르고 뽑아야’ 할 때라고. 길든 짧든, 한 시대를 주름잡고 우리 현대사의 풍랑을 헤쳐온 열세 명의 정치지도자들의 ‘빛과 그림자’를 충실히 그려낸 이 책으로 이제,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깊이 숙고할 시간이다. 인생이란 바다의 항해를 잘하기 위해 선장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렸다.
추천사 :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해 살아온 작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그린 우리 대통령의 초상들은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반추하게 한다. ‘그 나라 지도자는 백성들의 수준과 같다’는 말과 더불어, 지도자를 뽑는 안목을 기르면서, 이 겨레를 구할 위대한 통일 대통령을 기다리자는 희망의 말이 특히 가슴에 남는다. 이 책이 정치가를 꿈꾸는 젊은이와 일반 독자들이 대한민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_임동원 (전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