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일이 다가온다.
기일이 다가온다는 건 슬픔이다.
한편 사계절을 두 번이나 순환했다는 점에서
나와 가족을 격려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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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세상을 떠나며
흔히들 말하는 ‘유서遺書’를 남기진 않았다.
그러나, 엄마는 세상을 떠나기 전
하늘을 향해 고백했다.
순백의 종이에 성경 말씀을
써놓으시곤 세상을 떠났다.
엄마가 남기고 간 말씀은
시편23편 말씀이었다.
그런 엄마에게, 고맙다.
해석의 여지가 분분한 유서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말씀을 써놓으셨으니 말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편 1절〉
이 위대한 말씀의 울림에
다시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그렇게 엄마의 두 번째 기일을 맞아
엄마가 남긴 소중한 유산을
다시 마음에 품기로 했다.
이 책은 아들 소재웅이,
목사 소재웅이,
엄마가 남긴 말씀의 유산을
다시 한 번 간직하려는
분투이자 발버둥이다.
내게 말씀을 통해
사랑과 생명을 남기고 간
엄마의 위대한 사랑에,
깊이 감사하다.
사랑합니다,
나의 아름다운 엄마 김영희.”
그가 ‘프롤로그’에서 고백하는 것처럼, 〈엄마의 말씀〉은 소재웅이라는 한 명의 목사이자 아들이 엄마를 기억하며 엄마가 남기고 간 시편23편을 향해 떠난 여정이다. 그리고 그것은 2021년 6월28일, 엄마를 상실한 그가 엄마를 애도하는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소재웅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시편23편에 등장하는 ‘목자’와 같은 존재였고, 그 엄마를 통해 다시금 삶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만의 분투가 〈엄마의 말씀〉에 잘 담겨 있다. 추천사를 남긴 김혜민PD(YTN 라디오)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엄마의 말씀〉이 담고 있는 의미를 더 분명히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봄, 〈크리스천 자살유가족 대담회〉에서 소재웅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많이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말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화자는 처음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글을 쓰고 가르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엄마, 김영희님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내 앞에서 담담하게 엄마의 이야기를 나누는
목사님이 꼭 내 아들 같았고,
아름다웠지만 힘겹게 인생을 살아낸
영희님이 꼭 저 같았습니다.
아들은 글쓰는 이답게, 영혼을 섬기는 목사답게
그리고 사랑 많았던 엄마 김영희님의 아들답게
엄마를 추모합니다.
이 책이 추모의 열매지요.
시편23편을 마지막으로 남긴 엄마의 마음,
아니 성도 김영희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감히 추측해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우리 모두 압니다. 나와 삶이 완벽해서 부족함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요. 그저 여호와가 나의 목자 되어주시니 그것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믿고 이 험한 인생길을 살아가는 거라는 사실을. 먼저 떠나는 엄마는 아들에게 인생의 이 비밀을 당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 마지막은 ‘목사 소재웅’으로 마쳐집니다. 엄마 김영희의 아들, 목사 소재웅은 사람을 살리고 영혼을 위로하는 사람으로 앞으로 더 깊어질 겁니다. 성도로 독자로 친구로 그리고 한 아들의 엄마로, 그를 계속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