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인생의 목표가 아닌 방향을 점검해 봐야할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호기롭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던 저자. 특유의 표현력과 감성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 잡고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수많은 의문들이 찾아왔다. 꿈은 이미 이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걸까? 나 잘 살고 있는 건 맞나? 그런데 왜 아직도 모든 게 이렇게 서툴고 부족해 보이는 거지?
그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원하던 회사에 취직한 20대, 큰 대회에서 수상을 한 운동선수, 원하는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던 30대, 안정적인 가정과 사회적 기반을 이룬 40대 등 직업과 나이대는 다양하다. 공통점은 목표를 이룬 뒤 오히려 슬럼프가 왔다는 것이다. 심리학적 용어로 이를 ‘상승정지 증후근’이라고 하는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던 사람이 더는 성취해야 할 목표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허무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갑자기 찾아온 인생의 의문들에 답을 찾던 저자는 문득 자신이 ‘무엇’이 될지는 고민했어도 ‘어떻게’ 살지에 대해서는 고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고, 어떤 모습으로 나이가 들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이처럼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던 모든 순간’에 하나씩 질문을 해보고 그림으로 기록해보기로 했다.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때에 가장 행복하고 나다운가? 어떻게 해야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과도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일단 이런 의문이 드는 건 당신이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라며 나를 먼저 다독여주라고 말한다. 살다보면 이처럼 누구나 잘 살고 있는 건지 고민의 기로에 서는 순간이 있다. 저자는 그 기로에 서 있는 것이 당신만이 아니며, 어떤 방향으로 고민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도움이 된다며, 그러한 고민이 들 때는 인생의 목표가 아닌 방향을 점검해보라고 조언한다. 즉, 이 책은 여전히 오늘이 서툰 어른들을 위한 인생 처방인 셈이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잘 되어가는 중’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을 당신에게 보내는 유쾌한 조언과 응원
저자는 인생의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인생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으며 살아야 할까? 모든 고민의 답은 ‘삶의 불완전함’으로 귀결되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완벽한 정답도 없다는 것이다. 책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조언을 얻더라도, 그 사람이 찾은 답은 내게는 답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생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신,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말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그 순간 인생이 힘들어 진다고.
이 책은 이러한 메시지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주변의 오지라퍼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에게는 ‘어차피 내 문제에 가장 관심이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말하며 나의 중심을 나에게 둘 것을 당부한다. 또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힘들어하며 연락이 온 친구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자’며 격려하기도 한다. 과거의 후회되는 순간들이 떠오를 때는 ‘그런 후회가 쌓여 만들어진 지금의 나를 사랑하자’고 답한다. 때로 자신의 경험담뿐 아니라 심리학 책이나 자기계발서 등에서 얻은 조언들도 적절하게 풀어내 책의 깊이를 더한다. 이처럼 받아들이고,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인생의 기술들을 받아들일 때 내 인생은 좀 더 가볍고 즐거워질 수 있다.
‘여전히 무엇이 더 낫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 마음이 조금 더 움직이는 방향으로 간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