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촉나라 명장에서 당송 시대 이후 신적 존재가 된 관우!
두어 해 전에 인상 깊은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중국 호북성 형주시에서 초대형 관우 청동 조각상이 제작되었는데, 높이가 57m, 무게가 1억 200t, 제작비는 한화로 무려 3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조각상의 높이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전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 또한 270억 원에 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기사에 실린 관우상의 크기는 가히 어마어마했다.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위압적인 모습이었다.
중국소설과 역사인물에 관한 책을 읽거나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관제묘에 가서 기도를 드리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자주 나온다. 그동안은 그런 부분을 보면서도 관우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앙심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의 기사를 보면서도 왜 동상을 그렇게까지 크게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인들의 관우에 대한 믿음이나 신앙이 이 정도인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신이 된 영웅 관우》를 보면서 잊고 있던 그 의문이 풀렸다.
소설 《삼국지》의 영웅이자 중국 삼국 시대 명장 관우의 삶과 업적에 대한 기록은 무수히 많다. 그런데, 그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수천 년 역사를 지나는 동안 역대 왕조의 황제와 민중이 점점 그를 신격화했기 때문이다. 관우는 역사 영웅으로서 뛰어난 장군이었는다. 그런데 당나라와 송나라를 거치면서 모든 사람이 존경하고 받드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후 민간 전설이나 종교적 색채가 강한 일화 등 역사적 사실로 증명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사료에 기록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내용을 정사(正史)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본래 관우의 삶과 업적은 크게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진실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졌다. 다시 말해 관우의 삶과 업적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부분과 사회에 널리 퍼진 신격화된 부분으로 나눠보아야 한다.
영웅화 된 관우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살펴본 인간 관우!
소설 《삼국지》의 경우 책을 정독하지 않아도 그 주요한 내용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의 도원결의라든가, 제갈량을 찾아가는 유비의 삼고초려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야기 속의 관우가 명장이며 의리와 충심이 강한 인물인 점은 십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서기 200년대의 실존인물 관우가 세월이 흐를수록 위상이 올라가 제후에 이어 급기야 신으로까지 숭배되는 일면을 확인하게 되면 유독 관우에 대한 평가만이 신앙으로 발전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관우의 무용담이 사회에 널리 퍼지고, 관우의 영웅 이미지가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신의와 용맹을 겸비한 관우가 대중의 본보기가 되면서 그는 우상으로 숭배 받았다. 그 결과 관우는 단순히 중국 삼국 시대를 빛낸 장수가 아니라, 사회정신에 기반한 문화 현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관우는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만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수호신인 동시에 대중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통치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로써 관우는 유, 불, 선을 아우르는 분야에서 종교이자 신앙이 됐다. 관우는 시대를 초월해 나라와 백성을 지켜주는 신이 되었고, 모든 근심 걱정을 없애는 특효약이 되었다.
이 책은 충의와 신의로 대표되는 관우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나아가 관우의 정신을 드높이기 위해 위의 두 가지 부분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관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한편 주요 민간 전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우리가 소설로 알고 있던 관우의 일화와 역사에 기록된 내용을 비교하며 오류를 바로 잡고 관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것이 오히려 영웅화된 관우보다도 더 인간적인 공감과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역사속의 실존인물 관우가 얼마나 명장이었는지, 그의 충의와 의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밤을 새워 《춘추》를 읽는 그의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 실감하게 된다.
‘관우’에 쏟아진 찬사!
관우 장군은 용맹함을 타고 났고,
지금도 그 의리와 용맹이 변치 않네 _당나라 시인 낭사원
관우는 동시대 사람에게 경외의 대상이었고,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_청나라 역사가 조익
편집자의 말
관우는 한나라 황제가-실질적인 명령자는 조조였지만-한수정후에 봉했고, 이후 삼국 시대 촉나라의 대장군이 되어 두 나라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용감하고 전투력이 뛰어나 유비의 전략을 관철시켜 전략 성공률을 높이고, 유비의 정치 노선을 실현시켰다. 유비가 익주를 차지한 후 관우는 형주를 맡아 촉나라의 대문을 굳건히 지켰다. 후에 북쪽으로 진출하기 위해 양양을 공격했지만 조조와 손권 연합군에게 당해 형주를 잃고 대패해 목숨까지 잃었다.
관우의 삶과 업적에 대한 기록은 매우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수천 년 역사를 지나는 동안 역대 왕조의 황제와 민중이 그를 신격화했기 때문이다. 관우는 보통의 역사 영웅처럼 그저 뛰어난 장군일 뿐이었지만 특히 당나라와 송나라를 거치면서 모든 사람이 존경하고 받드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본서는 역사 진실을 밝히고, 나아가 충의와 신의로 대표되는 관우의 정신을 드높이기 위해 위의 두 가지 부분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관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한편 주요 민간 전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