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습관이 될 때 인생은 더 단단해진다!”
첨단 기술의 중심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낸
세계적인 명문 스탠퍼드가 신입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이유
첨단 기술의 중심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낸 스탠퍼드대학교에는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한 학과가 있다. 바로 ‘심볼릭 시스템스(Symbolic Systems)’다. 이 학과에서는 컴퓨터공학, 언어학, 철학, 심리학을 동시에 가르치며, 야후의 전 CEO 마리사 메이어,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만, 인스타그램 공동 창립자 마이크 크리거 등이 이곳을 졸업했다.
이렇게 스탠퍼드는 문·이과 경계를 허문 융합형 인재를 탄생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슬리(SLE)’라는 별도의 인문학 집중 커리큘럼을 만들어 운영할 정도다. 인문학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비단 스탠퍼드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동양철학에 심취했던 스티브 잡스, 스토아 철학을 실천하는 잭 도시와 마크 저커버그 등 실리콘밸리의 번영을 이끈 기업가들이 철학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가 소설을 쓰고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말이 유행하는 시대에 왜 철학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일까? 아마 이 책에서 의문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스탠퍼드에서 심볼릭 시스템스 학사, 철학 석사를 취득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발견한 철학 사용법을 알려준다. 일, 자기계발, 인간관계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철학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사르트르에서 존 설, 피터 싱어 등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철학자를 소개한다. 나아가 책에서 다루는 철학서를 읽는 방법은 물론 책에 나오지 않지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함으로써 철학과 친해지고 싶은 독자들에게 친절한 안내를 제공한다.
“철학이 곧 경쟁력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돼주는 요즘 철학 이야기
저자는 철학이 세상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는 안경이자 삶의 의미를 다독이는 든든한 친구가 돼줬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이 책이 강조하는 철학의 쓸모를 가장 잘 설명한다. 먼저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으로서의 철학을 살펴보자.
자율 주행 자동차에 들어갈 AI는 누가 설계해야 할까? 아마 차에 탑재될 인공지능 기술을 만든 엔지니어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율 주행 중 충돌 사고가 나면 AI는 운전자와 보행자 중 누구를 먼저 보호해야 할까? 직진하면 어린아이를 치게 되고 옆으로 틀면 노인을 치게 되는 상황에서 AI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 모든 결정권을 얼굴도 모르는 엔지니어에게 맡기는 것이 타당할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이를 결정해야 할까? 차의 소유주? 법조인? 정부?
철학은 기술만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복잡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도 기술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철학은 인간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학문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기술의 용도와 보완점, 나아가야 할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철학은 지금껏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의문을 품고 다양한 각도에서 이를 바라보도록 만들어준다. 나아가 쏟아지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쟁점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런 철학적 사유는 곧 혁신으로 이어진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회장인 피터 틸 역시 의심하는 습관이 성공에 필요한 창의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믿었다. 즉, 철학이 곧 경쟁력인 것이다.
이 책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존 스튜어트 밀의 관점에서 해석해보거나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를 존 설의 중국어 방 사고실험으로 살펴보는 등 급변하는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다룬다. 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인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스의 ‘창업자 불쉿’을 소크라테스 대화법으로 분석하고 데카르트의 비판적 사유에서 에어비앤비의 성공 요인을 찾아보며 고리타분하고 낡은 철학이 아닌 ‘요즘 철학’을 이야기한다. 이 책과 함께 혁신을 탄생시키는 사고 근육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웅크린 나에게 철학이 말을 걸었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나를 위한 매일의 철학 사용법
이제 더 나은 삶을 알려주는 도구로서의 철학을 살펴보자. 실리콘밸리에서는 단순히 철학 지식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 자기만의 철학을 탐구하고 이를 경영과 삶에 접목하기도 한다. ‘더욱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만든다’는 모토를 가진 메타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저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표방한다. 직장인 네트워킹 사이트인 링크드인에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만든다’ 같은 커리어 미션을 써놓는 것이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철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며 실리콘밸리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쳤다. 많은 사람이 철학을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 〈철학하는 줄리〉를 만들었다. 이 모든 선택에 있어 철학은 유용한 도구가 됐다. 저자는 세상이 옳다고 말하는 답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본질에 귀 기울였기에 매 순간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철학은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학문이다. 나는 누구이고 내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이며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답은 계속 변화한다. 10년 전의 나와 10년 후의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이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내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부지런히 탐구해야 한다. 철학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한없이 초라해지고 조급해지고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 철학이 자신을 일으켜줬다고 이야기한다. 철학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닌 나의 주관에 따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나만의 답을 향해 계속 나아갈 용기를 만들어준다.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 수전 울프 등 삶의 의미를 탐구한 철학자들의 여정을 살펴보며 나의 삶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아가 니체, 비트겐슈타인, 한나 아렌트 등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거나 상처받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이제 이 책과 함께 철학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