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존재입니다
30년 기자생활의 기록이자 고백
이 책은 ‘부끄러움’과 ‘말빚’이라는 단어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저자의 30여 년 기자 생활의 기록이자 고백이다. 인간은 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다. 이 책이 크게 개인적 삶을 다룬 1부와 사회적·관계적 삶을 다룬 2부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저자는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의 균형과 조화가 삶의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1부 〈살며 사랑하며〉에는 가족과 반려견, 음악, 미술, 종교, 와인 등 개인적 삶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밖에 알랭 드 보통과 니코스 카잔차키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이라면 뭐든 찾아 읽고, 시간 날 때마다 브람스와 말러, 쳇 베이커와 마일즈 데이비스를 즐겨 듣는 저자의 사랑과 죽음에 대한 생각들도 엿볼 수 있다.
2부 〈살며 일하며〉에는 우리 사회 현안인 양극화와 인구소멸, 자영업의 위기와 부동산 문제, 금융, 재벌, 정책, 정치 등과 관련된 이슈들을 에둘러 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다룬다. 우리 사회 현안 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다.
100권의 책을 읽은 듯한 지적 포만감
일간지 기자를 30년 넘게 한 저자의 사유는 쉽지만 깊고, 깊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다. 한국사회는 이념성과 편향성이 강한 뜨거운 사회다. 저자는 정치, 이념, 경제, 정책 등 우리 사회의 당면 현안에 대해 감정보다는 팩트에 근거해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써 내려간다. 이러한 객관적 거리두기는 자신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셀프청문회를 통해 스스로 다운계약서를 썼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미투나 성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펼쳐 나간다. 쉽고 솔직한데도 가볍거나 천박하지 않은 것은 저자의 사유가 고전과 종교, 문학과 예술을 바탕에 깔고 전개되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사유와 글쓰기는 읽는 재미와 교양을 동시에 선사한다. 일본의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1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100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으면 100권의 책을 읽은 듯한 지적 포만감이 든다.
당신은 진주이고 보석이다
치열하게 자기 삶을 경영해 온 저자는 인생 1막의 끝자리에서 모든 인생은 유토피아를 꿈꾸며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물거품처럼 그림자로 끝을 맺는다는 것, 이 세상의 어떤 삶도 예외 없이 근심과 노고는 피할 수 없는 동반자라는 사실, 삶이 힘든 것은 우리가 게으르거나 잘못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삶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행복과 풍요로움은 돈이나 권력, 명예에서 오는 게 아니고 우리의 마음과 감수성에서 나온다. 실제로 큰돈이든 권력이든 명예든 성취하고 보면 매혹적이지 않다. 아무리 성공한 인생이라도 속내를 알고 보면 모두 거기서 거기다. 우리가 불행에 빠지는 원인 중 하나는 늘 주위에 있는 것들, 예를 들면 가족, 반려동물, 와인 한 잔, 클래식 음악 같은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존재라는 것, 당신 자신이 진주이고 보석이라는 것,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역설한다. “행여 당신이 힘들고 지치고 우울하고 삶에 흥미까지 잃었다면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