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어떻게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을까?
우리말의 명사 70% 이상이 한자어이다. 그래서 국어의 정확한 뜻과 올바른 문해력을 위해서는 한자 공부가 필요하다. 한글전용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교육부가 중·고등학생용 상용한자 1800를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자는 배우기 어렵다. 발음과 뜻, 모양만으로는 구분이 잘 안 된다. 어렵게 배워도 며칠 못가서 잊어버린다. 그래서 기억을 오래가게 하려면 자원 풀이 방식으로 암기를 해야 한다.
자원 풀이란 한자를 부수 등의 최소 단위의 글자로 나눈 후에 이야기처럼 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牧(기를 목)을 牛(소 우)와 攵(=攴, 칠 복)으로 나눈 후에 ‘소(牛), 말, 양 같은 가축을 회초리로 가볍게 치다(攵) → 기르다’로 풀어서 외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도 한계가 있다. 시대의 정서에 따라 구성요소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목동이 소를 몰 때 회초리를 활용했으므로 牧(목)의 자원풀이가 이해가 잘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牧(목)의 자원 구성은 ‘기르다’가 아니라 ‘동물 학대’로만 이해될 수 있다.
지금의 한자는 한나라 때 만들어진 해서체이다. 해서는 바위 등에 새긴 원시적 그림(암각화, 도문)에서 시작해 갑골문, 금문, 전서 등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러므로 해서의 구성요소만으로는 정확한 자원풀이를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갑골문, 금문, 전서 등의 자원변화를 같이 보여주어야 이해가 더 쉬운 이유이다. 그러나 자원변화표만 본다고 이해가 쉬운 것도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갑골문, 금문 등을 사용하던 당시의 옛사람의 사고방식과 정서가 지금까지 유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고대인의 사고방식과 정서를 고대 신화로 쉽게 설명하면서 이를 한자의 자원이나 구성 원리로 연계해 자원풀이를 하는 방식은 정말 획기적이다. 고대 신화는 갑골문, 금문 등의 옛 글자가 만들어진 시대와 동시대에 만들어졌다. 그래서 옛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정서를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한자 자원풀이와 학습에 활용한 것은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다.
예를 들어 大(큰 대)의 ‘크다’는 뜻을 고대 신화에 나오는 반고나 과보, 박보 같은 ‘큰 사람, 거인’에서 따온 것으로 보고,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한자를 풀어 설명을 해준다. 실제로 갑골문 天(하늘 천)은 거인 반고가 머리에 하늘을 이고 있는 모습이다. 갑골문 需(구할 수)도 하늘을 이고 있는 반고(天 → 而)의 몸에서 비(雨)가 떨어지는 모습으로 濡(젖을 유)의 원형이다. 비를 구하는 농경사회의 간절함에서 需(수)를 ‘구하다’의 뜻으로 가차하면서 ‘(물·비에) 젖다’는 氵(=水, 물 수)를 추가해 濡(젖을 유)가 되었다. 또한 이렇게 하늘(天)의 뜻을 바라고 구하는(需) 사람(人)이라는 의미로 儒(선비 유)도 만들어졌다.
泰(클 태)는 양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