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가치와 의미를 물음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인 영혼의 가치와 비전을 물으며 서구적 영혼 개념을 형성한 두 가지 주요한 흐름을 살펴본다. 1부는 종교와 성경에서 말하는 영혼을, 2부는 영혼에 대한 문화와 음악, 문학적 해석을 다룬다. 먼저 성경과 신학의 개념으로 영혼을 고찰하고 음악, 민속, 시, 문학적 양식으로서 영혼을 살핀다. 이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스페인계/라틴계 미국인의 전통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 두 전통은 저자의 전문 분야이기도 해서 문화적으로 습득해온 영혼의 양상들을 깊숙이 파악하는 데 성공한다. 영혼과 관련해서 음악과 종교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둘 다 암시적인 언어와 사운드를 통해 인간이 숭고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혼의 힘과 현주소
물질적 풍요로 부족함이 없는 우리가 왜 여전히, 영혼을 찾아야 하는가? 우리 시대 대부분의 종교가 그렇듯 기독교의 영혼 개념도 점점 희미해져 경이와 신비가 가득하던 시대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영혼의 힘’의 옹호자인 마틴 루터킹 주니어는 서구 문명의 뿌리에 잠복해 있는 결함과 문제를 폭로하며 영혼의 문법으로 모더니즘의 한계를 들춰내면서 근대성의 힘은 유색인에게 파괴적으로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 공동체는 ‘그들의 영혼’을 탐색하여 서구 문명의 헤게모니에 저항할 수 있는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자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영혼의 탐색은 근대와 식민주의 시대가 초래한 억압적 구도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의 움직임에 큰 힘이 되었다.
인류의 근원을 찾는 여정
‘영혼’의 탐색은 영적 가치가 사라진 시대에 인류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종교, 문학, 힙합을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 ‘영혼’을 추적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 경로를 먼저 성경과 신학 전통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이후엔 열정적인 스타일이 함축된 문화와 문학 그리고 음악의 강력한 흐름과 동의어로 쓰고 있는 세속적 개념, 즉 ‘소울’이란 말을 살핀다. 이를 통해 어둡고 희미한 영혼 개념을 명료하게 밝히고, 욕망과 허욕의 세태에 사로잡힌 현시대를 깨우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소외된 자에게로 관심을 기울이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윤과 소유만을 추구하는 소비문화 속에서도 영혼이 빛나는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절실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 책에 보내는 찬사
“만약 비전이 넘치고 생각을 자극하며 엄정한 학문적 성과를 모두 이룬 저작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나는 이 책을 그 대표 사례로 내세우겠다. 저자는 성경과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에서부터 흑인, 라틴 아메리카 전통의 랩과 힙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유산을 통해 ‘영혼의 문법’을 탐구한다.” 『돈키호테: 소설과 세계』의 저자 일란 스타반스
“학문적 깊이와 저자 개인의 체험이 제대로 어우러진 책이다. 저자는 니체의 저작이나 힙합의 아이콘 나스Nas의 랩을 예로 들며 친근하고 쉬우면서도 심오하게 다가오는 글을 쓴다.” 『힙합의 시학』의 저자 애덤 브래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