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발간된 拙著 ‘나는 골프가 즐겁다’를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하며 읽어 주신 여러 지인들이 계셨다. 선배도 동료도 후배도, 그리 고 가족도 있었다. 그래서 보람도 있었고 그 자체가 기쁨이었다. 나 는 골프가 즐겁다. 재미있다. 특히 중학교 동창들과 함께하는 골프 는 즐거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나이가 어언 還甲이 된 요사이 골프 로 같이 놀아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좋다. 그런데, 두루두루 둘러보니, 성적이 백돌이(나를 포함하여, 정확히 스코어를 기록하자면)인 사람이 많았다. 그것도 꽤 많았다. 그리고 우리 영상의학과 교수 중 에도 구력은 꽤 되는데, ‘백돌이, 백순이, 비거리가 안 나서’라는 말을 쓰면서 약간은 골프가 재미없다는 뉘앙스로 표현하는 경우도 꽤 많이 보았다. 그때, 그런 말을 하는 마음이 무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골프 실력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재미는 있는데 파트너에게 조금 창피하다’는 뉘앙스라 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골프와 자식은 마음과 같이 되지 않는다’는 말 이 있다. 당연히 어렵지만, ‘자식은 믿고 받아 주라’는 가르침이 내 부모님에게서도, 심리상담가에게서도 많이 듣는 치료 방침이다. 그렇다면, ‘골프도 마찬 가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내내 열심히 일하고 돈 벌고 저녁에 지쳐서 집에 들어가는 샐러리맨이, 두 아이 키우고 병원 일 에 바쁜 여의사가 어떻게, 본디 튼튼하게 태어나고 머리도 좋고 전문 체력 훈련과 골프 훈련을 받고 골프 연구를 하고 하루 종일 골프를 치는 젊디젊은 전인지처럼, 타이거 우즈처럼 잘 칠 수가 있을까? 싱글을 할 수 있을까? 내 결론은 無理, 不可였다. 그렇다면, 골프도 자식에게 하듯 대하자는 결론이 나온다. 있는 그대로의 나, 아마추어, 주말 골퍼, 백돌이, 백순이임을 알고 인정하고 그 자체를 즐기자.
돈 좀 있고 나이도 있고 또 비즈니스 일로 남자들이 주말에 즐기던 것이 지난 시대의 골프였다면, 지금은 MZ세대니 2030이니, 여성 시대니 하여 골프장에 등장하는 골퍼 층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일종의 패러다임 쉬프트인 것이다.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젊은 여성이 치고 또 아줌마들이 치고 또 평일에도 골프장 부킹이 어려운 시대이다. 책 을 읽는 시대도 아니고, 책을 보는 시대이고, 그것도 아니면 핸드폰 시대, 유튜브 시대이다. 그런 상황에 이 책이 부합할까,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한다.
이 책은 백돌님을 위하여 썼다. 백순씨를 위하여 그렸다. 쉽게 느끼라고 짤막짤막하게 썼다. 주제 넘게 일본어로도 썼다. 혹시 일본 어 공부에 도움이 되라고, 혹시 일본 골프방송을 볼 때 도움이 되시 라고. 영어로도 썼다. 영어 골프책 볼 때, 유튜브 볼 때 도움이 되라 고, 영어 골프 방송에 도움이 되시라고. 그림을 많이 넣었다. 보고 재 미있으시라고? 아니다. 그림을 머리 속에 인쇄, imprint, 하시라고. 우리 영상의학과 사람들은 그렇다. CT MRI 사진을 잘 기억하고 머리 속에 인쇄하여 보관한다. 그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문장 기억력은 조금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직업 특성이랄까? 직업병이랄까? 그런 의미로, 지금 이 책의 형식이 백순씨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태어나며 외치는 바람은, “걍, 있는 그대로 즐겁게 삽시다”인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데 모티브를 준 文承珪, 그리고 朴希宣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문 교수는 기억하지 못 하는 것 같지만, 拙著 ‘나는 골프가 즐겁다’를 처음 기증했을 때, 나를 보고, “골프에 좋은 말들 많잖아요? 그런 것을 모아서 또 써보세 요” 그랬다. 문 교수의 의도에 맞게 쓰였기를 바랄 뿐이다. 아니어도 어쩌랴. 박 교수는 골프 구력이 제법 있는데 ‘비거리가 짧고 스코어가 좋아지지 않아서 골프가 아쉽다’는 듯 말하였다. 그래서 백돌이/백순이도 골프를 즐길 수 있게 Quotes 형식으로 써 보고자 하였다. 애니메이션을 더하고 책 크기를 줄이는 노력을 더해 보았다. 지금은 읽기보다는 ‘보는 책’ 시대이므로 도움이 될 듯하다. Quotes를 100가지로 편집한 것은 졸저, ‘어디가 아프십니까, 쉽게 쓴 100가지 病이야기’를 떠올린 것 같다.
문, 박 교수에게, 책의 모티브를 주심에 감사드린다. 일본어를 ‘일 본말’스럽게 돌보아 주신 日韓交流 “樂” 代表 久保澤 明子(구보사와 아끼꼬)(NPO부천 다문화가정협의회회장, 일본어/한국어강사 통역 번역) 先生께, 영어를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교정해 준 竹馬故友, 舊 계관웅어학원원장 현재, ㈜엑스퍼트프렙 桂關雄 대표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우리말 골프 원고를 싱글 핸디캐퍼로서 돌보아준 ‘영원한 친 구’, 고려에이스비뇨기과의원 李東洙 원장에게 항상 그리고 또 한 번 감사한다. 물론 우리 가족, 마누라, 아들, 딸의 내조에 최고의 감사를 드린다. 군자출판사 영상의학과 담당 이성재 과장을 비롯한 일러스트 팀의 재능과 노고에 특별히 감사드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here and now, 자신의 멋진 골프 샷을 상상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백돌이 여러분에게, “진정한 골프인”이라는 찬사를 드린다. “골프는 바로 당신, 백순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 이라고 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