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 『선생님의 숨바꼭질』 등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는 글쓰기와 책 읽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권일한 선생님이 새로운 책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3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해마다 아이들 글을 모아 문집을 만들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만나면 글을 썼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면서 점차 그들에게 어떻게 손을 내미는지도 알게 되었다. 상처받은 아이, 마음이 다쳐 아픈 아이, 하소연할 사람이 없어 끙끙대는 아이들에게 저자는 작은 언덕이 되어주었다. 교실을 교회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섬기고 예배하며 그것이 예수를 믿는 교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 교사가 상처받아 아픈 아이의 손을 잡아준 이야기다.
저자는 오래전 강원도 산골 작은 교회에서 가스가 폭발한 사고로 전교생 일곱 중 셋이 화상을 입어 뒤숭숭한 학교에 발령받았다. 화상을 입지 않은 아이들도 마음이 심란하여 안착하지 못하는 곳에서 저자는 교사로서 자기의 일을 했다. 『곁에.서.』는 화상 치료를 받으며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 아빠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어른에게 말을 하지 않는 아이, 엄마를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 아이, 학교폭력으로 권고 전학을 받아온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의 기록이다. 사랑의 가장 뚜렷한 특징을 기다림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오랫동안 아이들이 마음을 열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림으로 사랑을 보여준 끝에 아이들은 말할 곳이 없어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내며 한층 더 성장해갔다. 책으로 아이들과 놀기 좋아하는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은 글을 쓰며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어두운 마음을 밝혔다. 저자는 약 10년의 세월이 지나 그때 만났던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당시의 시련을 세상에 내놓았다. 본인을 책벌레 선생이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독서교육은 대부분 소달초에서 나왔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까지도 학교를 좋아하게 만든 저자의 비법은 하나다. 바로 아이들 곁에서 마음을 살피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에게 권일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