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 있나요? 도움이 필요하세요?
그렇다면 프랑켄 수선집을 부르세요.
프랑켄 수선집은 뭐든 다 고치는 아주 특별한 수선집이랍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부르면 언제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구름을 뚫고 하늘을 휙휙 날아 찾아온답니다.
낡고 고장 나 요리를 못하게 된 오븐 씨, 그만 울어요.
큰 화상으로 몸도 마음도 다친 야옹 씨, 그만 숨어요.
자, 다 같이 외치는 거예요. “프랑켄, 도와줘!”
안녕하세요, 여러분. 프랑켄 수선집을 소개합니다.
얼핏 보면 쓰레기장 같은데 땅속에 굴집이 있어요. 부엌도 있고, 욕실도 있고, 아늑한 침실도 있어요. 오밀조밀 살림살이도 많은데 요기조기 기운 자국이 많아요. 알뜰하게 수선해 쓰는 물건들이지요. 여기가 바로 프랑켄 수선집 식구들이 사는 곳이랍니다. 저기 초록색 얼굴이 프랑켄 수선집의 대표, 프랑켄이에요. 얼굴 곳곳에 흉터가 있고, 손도 특이한 게 뭔가 심상찮은 과거가 있을 것 같지요? 그 옆엔 모자를 눌러 쓴 털북숭이 강아지, 빨간 뚜껑 깡통 냄비, 수염 달린 멋쟁이 실패, 그밖에도 서로 돕고 함께 일하는 식구들이 아주 많아요. 알고 보면 하나 같이 비범한 능력과 파란만장한 과거의 소유자들이지요.
자, 프랑켄 수선집이 출동합니다. 바퀴 달린 수레에 햇빛 에너지를 충전해서 하늘을 날아가요. 수다쟁이 까마귀가 앞장을 섰어요. 오늘은 할 일이 아주 많아요. 큰 도시 옆 쓰레기장에 들렀다가, 강 건너 다리 밑으로 갔다가, 저 멀리 폐교에 갔다가, 숲으로 가야 해요. 세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정말 많거든요.
마음을 털어 놓고 걱정을 나눠요. 귀 기울여 듣고 정성을 다해 고칠게요.
첫 번째 고객은 낡고 고장 나 버려진 오븐입니다. 이젠 요리를 못 하니 쓸모없는 존재라며,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며 펑펑 울어요. 망가진 우산도, 장난감들도 같은 처지라며 울고요. 프랑켄 수선집 식구들은 우는 이들을 다독이고 깨끗하게 씻깁니다. 뚝딱뚝딱 두들기고 꿰매고 자르고 붙이고 칠해요. 오븐 씨를 멋진 극장으로, 망가진 우산과 장난감들은 멋진 배우로 바꿔 줍니다. 새로운 삶에 희망이 생겼어요. 눈물이 마르고 웃음꽃이 핍니다.
프랑켄 수선집은 온종일 바쁩니다. 큰 화상을 입어 몸도 마음도 흉터투성이가 된 고양이, 임종을 앞둔 폐교의 괘종시계, 날개 찢긴 잠자리와 나비, 엄마에게 물려받은 깨알만 한 웨딩드레스를 고쳐달라는 공벌레에, 심지어 도시에 숨어 사느라 가슴이 뻥 뚫린 늑대인간까지 사는 곳도 제각각, 사연도 제각각인 손님들에게 귀 기울이고, 마음 깊이 공감하고, 온 힘과 정성을 다해 해결책을 찾습니다.
《드라랄라 치과》의 작가 윤담요가 들려주는 코믹 힐링 스토리
그림책과 뮤지컬로 선보여 어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랄라 치과》의 작가 윤담요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빼앗을 올망졸망 귀여운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여전하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깊어졌어요.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연상시키는 프랑켄, 유기견과 폐품을 토대로 만든 캐릭터들은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우나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무절제한 소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이라는 기반으로 한 스토리도 좋고, 장기 기증을 암시하는 괘종시계 에피소드도 흥미롭지만, 행간과 이면에 담긴 존엄과 공존의 문제, 자존감 회복의 메시지가 마음에 남습니다.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요.
입말이 살아 있는 장난기 많은 글에 그림은 더욱 아기자기하고 섬세해졌어요. 숨겨진 작은 스토리가 많아 볼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도 크지요. 심지어 드라랄라 선생과 마늘 간호사도 특별출연했답니다. 환경 문제 교육이나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 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기에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