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와 함께 플로깅 실천가로 살아가는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의 이자경 작가가 이번에는 ‘홈스쿨링’이라는 주제로 우리를 찾아왔다. 흔히 홈스쿨링이라고 얘기하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 부정적인 모습을 먼저 떠올리는데, 저자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의무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학교라는 테두리를 인정하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학교를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진정한 홈스쿨링이라고 이해했다.
세상에 쉬운 결정은 없다. 하물며 ‘자식의 인생’과 관련된 결정이라면 얼마나 고민이 깊을지 짐작이 쉽지 않다. 저자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플로깅 실천가’의 길은 자신의 선택이고, 자신의 인생이었기에 오히려 쉬웠다. 그러나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과정은 아니었다. 아이의 행복, 아이의 미래에 연결되는 것이기에 신중해야 했다. 아이와 남편, 가족 모두의 생각이 중요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홈스쿨링에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반응에 대한 준비도 필요했다.
홈스쿨링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했는데, 결국 저자와 남편, 아이들은 ‘두 배의 용기’를 선택한다. 나중에 행복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상한 아이, 장난꾸러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지훈이가 기특하고 특별해 보였다.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으로 삶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지훈이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 세상을 훨훨 날게 해 주고 싶었다. 나는 용기를 내기로 했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스스로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저자와 남편이 기다림을 실천하는 과정과 네 아이가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조련사가 아닌 조력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저자, 그 곁에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남편.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네 아이. 그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엄마표 육아와 교육에 관심 있는 분, 공교육의 범위 안에서 홈스쿨링을 접목해 보고 싶은 분, 평소 홈스쿨링에 관해 관심이 있었던 분, 홈스쿨링에 관한 실제적인 정보를 얻고 싶은 분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생겨나고, 어린이였던 시절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면 학교 교육과 배움에 관한 성찰의 기회를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함께 배우고, 함께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 정해진 길은 없으며,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자는 “배우고 익히면 때때로 즐겁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배움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 저자와 남편, 그리고 네 아이. 홈스쿨링으로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지만, 저자의 가족은 공교육을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관심과 경험을 중요하게 다루기를 희망하고, 과정적으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잠시 연기시켜 놓았을 뿐이다. 꿈과 성장, 내일에 보탬이 된다는 믿음으로 학교 교문을 열고 싶어질 때까지 말이다. 독립적인 인간으로 날마다 한 뼘씩 성장하는 네 아이의 모습에서 배움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