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 교과서에 동시가 실려, 부모 세대부터 어린이들까지
세대를 초월해 모두에게 친숙한 시인들
‘연필시 동인’은 좋은 동시를 쓰기 위해 20년 간(1992~2012년) 함께 활동해왔으며, 구성원 모두 30~40년 전부터 〈국어〉 교과서에 동시가 여러 편 수록된 시인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벌써 부모가 된 세대로부터 지금의 아이들까지, 세대를 초월해 〈국어〉 교과서를 펼쳐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친숙할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를 알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게 느낄 수 있는 이 동시집엔 늘 어린이에게 시로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인들의 진실한 마음이 담겨 있다.
동시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타파한 54편의 동시 모음으로 1~4부까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연·가족·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조화롭게 펼쳐 재구성하였다. 동시집 『얘, 내 옆에 앉아!』에서 개성이 각각 다른 9명의 시인들이 내는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으며, 독자들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상 속 작은 속삭임들을 마주하게 된다.
특별히 동시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동시집 『얘, 내 옆에 앉아!』를 펼치면 꽃과 나비를 세어 보며 봄에만 할 수 있는 싱그러운 계산을 하고(손동연 「기분 좋은 덧셈」), 들판을 여행하기에 앞서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빗방울을 만날 수 있다(박두순 「망설이는 빗방울」). 마치 웃음주머니 같은 앞니 덕분에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미소 짓고(신형건 「웃는 아이의 앞니를 노래함」), 누군가를 너그러이 품는 마음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노원호 「행복한 일」).
이렇듯 아홉 시인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늘 보아 오던 한정된 세계를 벗어나, 좀 더 확장되고 새로이 열린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어린이 독자들이 좋은 동시를 통해 감수성이 빼어난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20여 년간 사랑받아 온 연필시 동시집 『얘, 내 옆에 앉아!』가 먼 훗날까지도 오래오래 사랑받는 책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