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앗을 숲으로 키우기까지 흙과 함께 떠나는 꿈의 여정
흙에 씨앗을 뿌리고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살펴본 적 있나요?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씨앗이지만, 그 속에 꿈틀대는 강한 생명력이 초록빛 싹으로 틔워 나고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모습을 눈으로 본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롭고 귀한 경험이지요.
《흙이 꾸는 꿈》은 흙 속에 들어 있는 씨앗들이 새싹을 틔우고 줄기와 잎을 뻗어 내어 꽃과 열매를 맺고 숲을 이루는 과정을 흙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식물이 생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어린나무를 땅에 심어 길러서 나무에 열린 열매로 다른 사람들과 한바탕 즐거운 잔치를 여는 장면도 함께 보여 주고 있어요. 흙이 키워 낸 숲이라는 꿈이 다른 여러 생명에게 터전과 숨을 나누어 주듯, 아이가 심은 나무도 행복한 시간과 맛있는 음식을 여럿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식물과 자연 생태계는 늘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지만, 막상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려고 하면 다소 고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씨앗을 뿌리고 식물을 기르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쉬우면서도 알고 보면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처럼 흙과 씨앗을 섞어 만든 동글동글한 씨앗공을 그저 땅에 툭 던져 보세요. 우리가 힘들여 애쓰지 않더라도 씨앗의 강한 생명력으로 싹을 틔울 테니까요. 또 흙 속에서 연결되어 있는 식물 뿌리와 버섯균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과 양분을 전달할 거예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 역시 흙처럼 생명을 따뜻하게 품고 소중하게 키워 내고자 하는 꿈과 용기를 갖기를 바랍니다.
자연 속에서 작은 발견으로 행복할 수 있는 조화로운 삶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어요. 도시와 시골 어디에 있든 풀과 나무, 새와 곤충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생명들은 절로 생겨난 흔한 존재들로 여기기 십상이지만, 사실 우리네 삶을 지탱하고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어 주는 것이지요. 이 책을 쓰고 그린 황율 작가는 과일나무를 기르고 텃밭을 가꿉니다. 직접 채소와 허브, 꽃을 기르고 과일 열매를 수확하는 경험을 하는 동안, 하루하루 작지만 새로운 변화들을 살피고,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절로 커 나가는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작가는 자기가 보고 경험한 것을 봄볕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그림과 다정하고도 선명한 이야기에 담아냈습니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황율 작가가 자연과 함께하며 마주했던 작은 행복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