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너무 많아도, 뚱하니 조용해도 걱정인 아이와의 대화
유아부터 십대 청소년까지, 핵심 기질을 이해하고 계발하는 맞춤형 대화법
오늘도 나와 너무 다른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아이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을까? 수많은 육아 채널과 부모 커뮤니티에 넘쳐나는 중 고민 소재 중 하나는 ‘아이와의 소통’에 관한 것이다. “아이가 집에 와서는 아예 입을 열지 않아요.” “조금만 알려주려 해도 무작정 화부터 내서 답답해요.” “분명 즐겁게 시작한 대화가 매번 잔소리로 끝나는 이유가 뭘까요?” 모두가 어린 시절을 지나오지만 부모가 되어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과연 우리 아이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바로잡아야 할까?
『부모의 문답법』은 모든 부모가 고민하는 궁극적인 소통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저자 리베카 롤런드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보스턴어린이병원 신경과에서 구어 및 문어 전문가로도 활동 중인 언어병리학자다. 양질의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들에게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바로 아이의 ‘기질’에 맞는 대화법을 적용하는 것. 똑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저마다의 기질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같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핵심 자질을 길러줄 수 있는 여덟 가지 대화법을 친절하고 명쾌하게 소개하며, 본격적인 대화의 세계로 부모들을 초대한다.
아이와 잘 통하는 부모의 특별한 비결,
하버드 언어학자가 알려주는 여덟 가지 대화 특강
저자는 다양한 과학, 심리 이론과 그간 직접 진행해온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여덟 가지 대화법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 각 장에 담긴 대화 비법을 하나씩 소화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와의 실전 대화를 원활하게 이끌어갈 힘을 갖춘 스스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가 아이와 대화할 때의 가장 중요한 요령으로 꼽는 여덟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적절한 대화 기회 잡기.’ 대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아이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에게 대화란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한 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적절한 기회를 잡아 눈높이에 맞춘 대화를 시도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둘째, ‘열정과 목표 이용하기.’ 성적을 올리고, 재밌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도 대화가 필요하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납득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어야 학습 능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좋은 자양분으로 삼는 긍정적 사고방식도 대화를 통해 길러진다.
셋째, ‘적극적으로 공감하기.’ 아이가 행복한 대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공감 능력은 타고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부모의 공감 능력이 곧 아이의 공감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이 부분은 학습의 영역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한 뒤, 자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성숙한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아이의 본보기가 되어주자.
넷째, ‘통제감을 느끼게 해주기.’ 통제감을 느끼는 아이는 자신감이 높고 쉽게 무력해지지 않는다. 건설적인 방식으로 실패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전략으로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통제력을 경험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많은 인내심을 발휘해 성공을 경험한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통제감을 느낄 수 있도록 평소 명확하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다섯째, ‘아이의 우정 지켜주기’. 부모라면 이따금씩 아이의 성적에 더 치중하게 된다. 하지만 우정도 학업만큼이나 아이의 남은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쉽게 신경질 내는 아이와 소극적으로 변명하는 아이가 친구와의 싸움에 똑같이 대응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처럼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아이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대두되고 있는 학교 폭력 문제도 현실적으로 다룬다. 문제 상황을 마주한 모든 아이의 케이스를 살펴본 뒤 각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여섯째, ‘색다른 놀이법 연구하기.’ 인형, 건담, 자동차 모형처럼 모두에게 익숙한 놀잇감을 정해진 방법으로 가지고 노는 것은 창의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놀이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버릇해야 창의성이 발달하는 법이다. 그림자놀이, 벌어지지 않은 일 상상하기 등 성별이나 역할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놀이법을 소개한다. 좋은 학업 성적만큼이나 잘 놀 줄 아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일곱째, ‘다름을 인정하기.’ 나와 다름에 적응할 줄 아는 능력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아이가 살아갈 삶은 더욱 그럴 것이다. 아직 어리다고 차이를 인지하지 못할까? 아이들은 아주 어린 신생아 시기부터 본능적으로 차이를 인식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인종, 가치관,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건강하게 차이를 인정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온 차이의 벽을 깨줄 대화 습관을 만나보자.
여덟째, ‘타고난 기질 파악하기.’ 이 책의 주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는 8장은 모든 장에서 소개하는 대화법을 아우르는 핵심 본질을 담고 있다. 바로 이 모든 대화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의 기질을 알아야 한다는 것.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와 다른 존재라는 걸 쉽게 잊어버리곤 하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지점이다. 한 가지 해법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육아법은 저문 지 오래다. 갈등을 회피해버리는 아이, 완벽주의가 심한 아이, 감각이 예민한 아이, 무척 내성적인 아이 등 각자의 성향에 맞춰 이야기를 나눌 때, 비로소 효과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대화가 시작된다.
이 모든 대화법을 실천하기 앞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우리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어떤 기질을 가졌는지다. 아이를 먼저 파악해야 그에 걸맞은 부모로서의 자질을 고민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를 마쳤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여덟 가지 대화법으로 아이와의 소통에 윤활유가 될 대화 습관을 쌓아가보자.
강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실용적 대화 전략
아이의 인생을 바꿀 부모 언어 습관
『부모의 문답법』은 뻔한 이론으로만 점철된 대화법 책이 아니다. 아이와 풍부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법한 상황을 명쾌하게 풀어줄 실용적인 대화 기술이 곳곳에 가득하다. 그렇다면 나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
▶ 대화가 자꾸 짧게 끊긴다면?
계속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대화를 이어갈 소재를 폭넓게 만들어두어야 한다. 사고를 ‘확장’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한 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평가’하는 3E 기법을 적용해 대화를 나누면 자연스레 여러 질문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분명 전보다 훨씬 길어진 대화 시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이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다면?
들리는 내용이 전부가 아닐지 모른다. 이럴 때는 귀 기울일 자세를 갖춘 뒤 아이의 언어를 해석해야 한다. 말뿐만 아니라 몸짓언어까지 살펴 아이의 기분을 ‘알아맞히고’, 모은 단서를 꼼꼼하게 분석해서 ‘분해’하고, 이 중에서 아이의 감정은 어떤 것일지 ‘추린’ 뒤, 유추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처리’하는 4P 경청법을 활용해보자.
▶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영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이가 매번 반응하기 좋은 말만 해준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엉뚱하고 머뭇거리게 만드는 말일 때가 더 많다. 말문이 막히거나 그럴듯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대화 팁과 나이대별 질문 리스트를 참고해보자.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설명하도록 권하기’ ‘한 걸음 물러나서 숨 돌릴 기회 갖기’처럼 평소에는 쉽사리 떠오르지 않던 방법들이 힌트처럼 숨어 있기도 하고, “비눗방울은 어떻게 불어야 터지지 않고 가장 오래 날아다닐까?” “이 음식은 어느 문화에서 시작되었을까? 그 문화권에서 인기 있는 음식 중에는 또 뭐가 있지?”처럼 아이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을 키워줄 색다른 질문 목록이 장마다 실려 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단순하면서도 진실된 이 스킬에는 언어병리학자로서 다양한 케이스의 상담과 임상 실험을 진행해온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 더욱 신뢰를 높인다. 난독증인 아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 읽고 쓰는 일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 등 저자는 여러 사례를 인용해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아이 특성에 맞는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시해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간중간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온 경험담을 더해 아이와의 대화를 유쾌하고 현명하게 이끌 수 있는 실전 육아 팁까지 함께 전한다.
이 책을 집어 든 부모라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오늘 내 앞에 있는 아이와 만나고 있는가?” 어쩌면 내가 바라는 틀에 맞춰 아이를 지도해왔을지도, 어른을 대하듯 아이를 대해왔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잔소리뿐인 대화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도통 알 수 없는 우리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디딤돌 삼아 그간 놓쳐왔던 소통의 끈을 잡아보자. 아이의 마음이 보이고 아이의 언어가 들리는 새로운 대화의 즐거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