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 십 년마저 기다려주지 않는다. 새로운 빌딩, 상점, 시설 같은 유형적인 것들부터 생각, 가치관, 이름처럼 무형적인 것들까지 빠르게 뒤바뀌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산책하다가 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들로 들어찬 사거리 일대를 보며, 예전에는 이곳이 다 논밭이었다는 걸 말해줄 때면 아이들의 얼굴에는 약간의 호기심이 피어난다. 그러고는 자신이 아이 때부터 보았던 어느 오래된 문방구가 엄마 아빠의 젊은 시절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워하고, 또 반가워한다.
공통된 장소와 기억을 함께 공유할 때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이란 얼마나 소중할 걸까? 변함 없이 우리를 지그시 바라보는 달처럼 오랜 시간 동네를 지켜온 장소들이 있다. 이 장소를 아이와 함께 찾아갈 때 우리는, 이 세상에 앞으로 달려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삶의 귀중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이연주 작가는 망월동에 대해 ’망월’, 달을 바라본다는 뜻이지요. 과거 망월동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많이 궁금했어요. 아마도 둥근 달을 바라보며 서로의 안녕을 빌었던 따뜻한 마을이 아니었을까요?” 라며 동네의 예전 모습에 대한 말을 남겼다. 우리 기억 어딘가 남아있는, 세월의 풍파를 묵묵히 견뎌온 장소와 이름을 떠올리며 『망월빵집』의 마지막 장을 펼쳤을 때,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 같은 정겨운 기억들이 행복의 포만감을 일으켜줄 것이다.
우리 동네가 좋아 시리즈 소개
- 우리 동네의 특별한 장소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다양한 감정과 추억이 담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소개하는 시리즈.
하남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 일반 개개인들의 다양한 동네 추억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