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년 전의 역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다
인류의 문명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무색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문명의 발전과 함께 사회 역시 급속도로 변화를 거듭하여 과거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것들이 현실이 되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 그 본질은 문명을 쌓아 올리기 전, 초원을 누비며 사냥과 채집을 하던 때랑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인류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우리가 역사를 알고, 거기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얻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 『사마천의 사기 속의 진시황』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서 중 하나로 꼽히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해설서이며 2021년에 출간된 동명의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특히 강남주 저자는 『사기』의 방대한 내용 중에서 주나라의 탄생과 멸망, 주나라 멸망 후 전국칠웅의 대두와 대립, 진나라의 발전, 진시황의 등장과 통일 제국의 등장, 진시황의 죽음과 제국의 멸망까지 ‘진시황’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읽기 편한 이야기 형식으로 요약 및 해석하여 책을 엮어내었다.
또한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사기』에 담긴 진시황의 객관적 행적을 통해 중국 대륙에 거대한 통일왕조를 세우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그의 업적을 사실적으로 기술하면서도 『사기』의 ‘진시황본기’에 담긴 진시황의 성격과 행적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삼아 그의 貪(탐, 탐욕), 瞋(진, 분노), 癡(치, 어리석음)을 주목하고 비판하여 오늘날 사람들에게도 반면교사의 거울이 되게끔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0여 년 전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진시황의 업적과 과오, 진나라의 강성과 멸망의 이야기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탐, 진, 치의 세 가지 함정에 빠지기가 얼마나 쉬운지, 마음의 세 가지 함정에 빠져 극복하지 못한다면 개인의 인생은 물론 주변 사회에도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세 가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교훈을 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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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후기]
맛있는 역사 한입 먹어 보며!
권선복 |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역사는 복잡다단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내일 일을 알 수 없듯이 과거에 살았던 인물들도 한 치 앞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된 현재 시점에서 그들의 삶을 돌아보아도 수많은 변수와 운명의 장난이 얽히고설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치열한 투쟁을 바라보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의 인물들이 나처럼 고민하고, 사랑하고, 싸워나가는 모습 속에는 우리의 모습 또한 들어있습니다. 비극을 맞이한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여 슬퍼하고 혀를 차며 “그것 참 안되었구나!”라고 말할 수도 있고, 탐욕스러운 인물을 보며 인간의 한계를 느끼고 그 인물 역시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때 인생무상이라는 진리를 되씹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 도서 역시 옛 중국의 땀과 피가 흐르는 치열한 전투와 권력다툼, 그들의 애환을 다루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물들과 지명을 읽기만 해도 그 시절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저마다 자신의 삶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은 이미 그들이 죽어 없어진 과거의 혼이라도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특히나 중국 최초로 전국을 통일한 황제 진시황에 대한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흥미롭습니다. 진시황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긴 하나 진시황만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진시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의 전후사정까지 밝히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됩니다.
작가는 꼼꼼하고 투철하게 본 도서를 집필하였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의 역사가로서의 작가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은 언뜻 지루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것은 이미 죽어버린 과거의 기록이라는 역사가 가진 한계적 속성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 도서에서는 그 기록이 매우 자세하고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마음에 드는 생선을 잡아먹을 수 있도록 흥미로운 정보들이 매우 많다는 점에서 지루함을 탈피하였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한 번에 큰 한상차림을 받는 기분이니, 매우 유익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지는 역사! 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모든 떡밥을 기록하는 것이 역사가의 운명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작가는 본인이 소임을 다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거를 읽고 또 현재와 미래를 점칠 수 있습니다.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과거의 기록일지언정 그 기록이 우리에게 남기는 흔적은 무시 못 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 여러분도, 그런 점에서 한번 자신만의 역사적 해석을 곁들이며 이 맛있는 책을 한입 가득 먹어보길 권합니다. 분명히 지적으로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쌀쌀한 겨울날, 더욱 많은 지식이 독자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꽃피기를 기원하며 본 서를 세상에 내놓는 데 일조합니다.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