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공간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공간과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공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공간은 사회를 반영하고 문화를 형성하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맞춰 제시한 것들이다. 필자는 작품에 드러난 공간을 따라가면서 그녀들의 삶과 문화적 의미들을 살피고자 하였다.
이 책에 모인 7편의 글들은 학술지에 발표했던 논문들을 엮어 책의 목적에 맞게 다시 고쳐 쓴 글들이다. 물론 책은 여섯 편의 논문과 한 편의 보론으로 구성하였다.
6편의 연구들은 기생들이 살았던 공간과 문화에 대해 언급한 글들인 반면, 마지막 글은 기생의 욕망 구조에 대한 글이다. 이 글은 기생의 생활상을 드러낸 작품이기는 하나, 공간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여 보론으로 하여 마지막 보론에 따로 배치하였다.
「〈금루사〉의 의미 구조 분석과 공간 구조 연구」는 작품의 의미 구조를 분석하여 적강, 공간, 욕망이라는 구조에 대해 논의한 글이다. 구조 양상에서는 그레마스의 행위소 모형을 토대로 사랑과 이별의 행위소 모형으로 나누어 그 의미들을 파악하였고, 작품의 공간에 따른 구조적 특성으로는 아름다운 자연의 공간, 사랑과 이별의 공간, 소외된 특별한 공간으로 나누어 〈금루사〉의 공간 구조를 드러내었다.
「〈군ᄉᆞᆫ월ᄋᆡ원가〉의 작품 분석과 시·공간 구조 연구」는 군산월과 김진사의 이별가사를 토대로 작품을 분석한 글이다. 작품의 시·공간 구조를 과거와 고정 공간으로 연결하고, 현재와 이동 공간으로 나타냈으며, 미래와 상상[환상]의 공간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염요(艶謠)》를 통해 본, 풍류 공간의 사회문화적 의미」는 작품에 드러나는 풍류 공간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 글이다. 금강은 그리움, 이별의 공간으로, 화산교는 즐거움의 공간, 부정(不正)의 공간으로 나누었으며, 마지막으로 서호의 배는 흥취의 공간으로 나누어 풍류 공간의 의미를 살피었다.
「《소수록》에 나타난 기생들의 내면 의식과 사회문화적 의미 연구」는 《소수록》이라는 기생들이 창작한 작품집이 갖는 구성과 의미들을 분석하여 기생들의 내면 의식을 파악하고자 한 글이었다. 《소수록》은 기생들이 창작한 작품집이었으므로, 그녀들이 내면 의식을 가장 잘 담고 있다고 보고, 그 특징과 19세기 사회문화적 의미를 탐구하였다.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 『악부』 소재 《외입장이 격식》을 통해 본 유흥 공간의 정치학」은 공간의 문화정치학적 입장에서 유흥 문화에 드러난 의미들을 주체, 공간, 권력의 관계를 따져 공간의 의미화, 공간의 제도화, 표면화된 진실로 나누어 그 의미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북상기(北廂記)》에 드러난 인물형상과 공간인식」은 《북상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형상을 모순관계와 일치관계로 나타냈으며, 공간인식은 유흥과 사치의 공간, 안빈낙도 및 연희의 공간, 약속과 해방의 공간, 내기와 놀이의 공간, 통합과 치유의 공간으로 나눠 각각의 공간들이 가진 의미들을 설명하였다.
마지막 보론에 있는 「〈ᄎᆞᆫ ᄒᆡ영 명긔 명션이라〉의 욕망 구조 고찰」은 《소수록》 1편에 해당되는 작품인 해영의 명기 명선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되는 부분에 착안하였다. 명기 명선과 양반 남성 김진사의 욕망 구조를 그레마스 행위소 모형으로 분석하고 그들의 욕망 양상에 대해 고찰하였다.
여러 모로 부족한 논문들을 책으로 엮었지만, 기생에 대한 공간과 문화에 대해 연구하는 동학들에게 그나마 유용하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