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아이의 외침
“나는 상관없어요. 나는 내 머리가 좋아요!”
성별을 판단할 때 우리는 어디를 가장 먼저 볼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다수는 머리카락 길이를 볼 거예요. 특히나 어린아이들은 신체적인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머리카락 길이로 성별을 구별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렇듯 우리는 때때로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나이, 가정 환경 등 여러 가지를 판단하고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기도 해요. 또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타인에게는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든가, ‘나이에 맞게’ 등등의 참견 섞인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요.
그러나 《나는 상관없어요》의 주인공 아이는 편견 섞인 사람들의 시선과 말에도 주눅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당차게 외치지요. “나는 상관없어요. 나는 내 머리가 좋아요!”라고요.
홍수영 작가는 자신의 아이가 겪었던 일을 토대로 이 책을 만들었어요.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길었던 아이는 남자아이지만 여자아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대요. 그래서 작가는 책 안에 자신의 아이와 어린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어요.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에 맞춰 자신의 취향과 본성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기만의 개성을 지키고,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아이의 기발한 상상 세계 속에서 신나는 모험을 즐겨요!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을 키워 주는 이야기
이야기 속 아이는 머리를 짧게 자르는 대신 머리가 길어지면 할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상상합니다. 상상은 긴 머리를 휘날리며 친구들과 함께 킥보드 타기, 머리를 길게 땋기 등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해요. 그러고는 상상의 공간을 확장해 동네 밖으로 나갑니다. 바닷가에 가서 낚시놀이를 즐기고, 그러다 바닷속으로 들어가 친구들과 아주 멀리 떠나지요. 새로운 곳에 도착해 또 다른 친구들도 만나고요. 아이는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함께 모험도 떠납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머리가 길어지면 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연스레 생각하게 될 거예요. 그러는 사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자라나게 됩니다. 또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생각들에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어요. 가정이나 아동보호시설, 매체 들에 의해 알게 모르게 주입되었던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되는 거지요. 이야기 속 아이는 신나게 놀고 난 후, 다시 동네 놀이터로 돌아와요. 익숙한 장소와 엄마 옆으로 돌아옴으로써 함께 모험을 즐긴 독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까지 선사해 주지요.
책을 덮고 나서 거울을 보며 상상해 보세요. 나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만의 모험을 즐기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