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정종미가 전하는
전통 회화와 색에 관한 재료학적 고찰
『한국화의 재료와 기법』은 전통 회화에 대한 재료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안료의 미시적 분석과 전색제에 따른 물감의 종류별 특성, 기능, 사용 방식을 담은 재료 기법서이다. 우리 미술 속의 벽화와 불화, 민화의 조형 언어를 현대적으로 창출해내고 전통 재료를 이용한 독특한 채색 기법으로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화가 정종미의 책이다.
이 책은 총 세 장의 본문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안료”에서는 한국화 안료의 종류와 성질을 탐구하고 안료 입자의 발색 원리를 살핀다. 흰색, 황색, 적색, 녹색, 청색, 갈색, 자색, 흑색, 금속성 안료까지 각각의 특징을 소개하며 안료에 대한 기초 개념을 정리한다. 특히 안료의 사용법 중 ‘물감 제조와 채색 기법’ 부분에 주목할 만하다. 원색을 활용한 중색 기법의 예를 통해 오방색만으로 다양 다층의 색상이 무한 표현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나타낸다. 제2장 “먹”에서는 먹의 기원과 개념, 종류 등의 내용을 살핀다. 특히 한상묵 필장과 유필무 필장의 도판 제공을 통해 먹 제조의 과정을 상세히 살폈고 유연묵과 송연묵 제조법을 각각 소개함으로써 다채로운 먹 활용법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묵채와 묵립의 특성, 수묵화와 유연묵의 개념, 벼루와 붓에 대한 정보를 세세하게 짚어낸다. 제3장 “교”에서는 한국화 전색제로서의 교에 대한 성분과 성질, 종류 등 개념을 정립하고 포수법이나 보관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 미감의 정체성을 아는 일이 “우리 자신을 아는 일”이며 이는 곧 “한국미술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동ㆍ서양화나 채색ㆍ수묵 사이에 있는 논란과 갈등은 “재료학”을 통해 극복될 때 비로소 “회화라는 통합적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미술에 대한 저자의 웅숭깊은 시각은 다채로운 회화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한국화에 관심이 있거나 재료학에 대한 기초 개념을 정립하고 싶은 일반 독자와 연구자, 한국미술의 전통적 미감과 정서를 입체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의 독자
재료학에 대한 기초 개념을 정립하고 한국미술의 전통적 미감과 정서를 입체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