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는 한국 교육혁신의 대안이 될 것인가?
새로운 어젠다를 내세우고 유행처럼 스쳐 갈 것인가?
2023년 3월 현재, 우리나라 IB 월드스쿨은 32교이다. 그중 공립학교 15교, 국립학교 3교, 공교육 사립학교 2교, 국제학교 12교이다. IB 교육이 국제학교 중심에서 공교육 중심으로 이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에 IB를 도입한 최초의 학교는 경기외국어고등학교이다. 2010년 12월 31일에 IB 학교로 인증을 받아 영어과(국제반)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IB DP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2019년 7월에는 대구광역시교육청-IBO,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IBO 간 IB DP 한국어화 추진 협약을 채결하여 국제학교와 특목고,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서도 IB 시대가 열렸다.
2022년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 경기, 충남, 경남 지역은 교육감 후보들이 IB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이 되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초·중 20개 학교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으며, 경기도교육청은 2022년 9월 15일 IBO와 IB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2022년 12월 IB 교육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비판적인 관점으로 IB를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측면이 많다. 전교조와 교총은 적극 반대하고 있고 이미 IB를 도입한 대구와 제주에서도 찬반양론이 뜨겁다.
첫째, 너무나 빠르고 급하게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IB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식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IB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낯설고 서툴다. 둘째, 교육감 공약으로 출발한 IB는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책무성을 가진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교육감 임기는 4년이다. 셋째,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노조와 교육단체가 반대하고 있다. 우리 교육 현실과의 괴리, 사교육 유발, 일부 학교 특혜 등이 그 이유이다. 교사들이 동의하지 않는 교육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IB 운영 관련 내용은 IBO의 철저한 비밀주의로 인해 그 내용을 상세하게 알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출간된 IB 관련 서적들은 대부분 IB가 답이라고 말한다.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노하우는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경술국치, 과다한 로열티, 인사와 예산 집행의 특혜, 성적상위권 학생들만을 위한 차별, 고교 서열화 문제 등 논의조차 하지 못한 쟁점들이 많다.
이 책은 이미 실행되어 온 대구와 제주의 IB 운영 실태를 살펴보고, 일본과 미국의 IB 도입 배경과 성과를 분석하고 정리했다. IB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논란이 있는지 알아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IB가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쟁점들을 살펴보고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