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반듯한 걸 좋아하는 네모네 할머니가
돈 잘 쓰는 할머니가 되기까지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길 원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이것저것 해 보고, 평생 무슨 일을 할지 생각하며 꿈을 정하지요.
이 책에 나오는 네모네 할머니도 그랬어요. 어릴 때부터 네모난 걸 잘 만들어서 두부도 만들고, 떡도 만들어서 팔았어요. 잘하는 걸 하니 당연히 장사도 잘되고, 돈도 차곡차곡 쌓였어요. 이렇게 돈이 쌓이니 이제부터는 다른 고민을 하기 시작해요.
‘이 돈을 어디에 쓰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후회 없이 잘 쓸까?’
고민 끝에 할머니는 네모난 집도 사고, 네모난 소파도 사고, 네모난 로봇도 사게 됩니다. 넓은 집을 가져서 기분이 좋았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편했어요. 그리고 친구 같은 로봇을 만나서 심심하지도 않았지요. 더욱이 갖고 싶은 걸 다 가졌으니 이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장사도 그만두었고요.
행복하게 지내던 할머니는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놓친 게 있었다는 것을요. 열심히 장사하느라, 그동안 사고 싶었던 걸 사느라 잊고 있던 게 있었다는 사실을요. 그건 바로, 그동안 이웃과 떡 한번 나눠 먹은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누군가를 위해 돈을 쓴 적도 없었고요. 그날 이후, 할머니는 돈을 더 잘 쓰기로 마음먹고, 남을 위해서도 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네모네 할머니는 그렇게 돈 잘 쓰는 할머니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돈은 버는 것 못지않게 쓰는 것 또한 중요하다”
경제의 첫 단추를 바르게 끼워 보자
돈을 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쓰는 것 또한 어렵지요. 돈을 잘 쓰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고요. 어른들이 돈을 어떻게 벌고, 무엇을 사는지, 용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린이들 입장에서 흔히 보고 듣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는 게 참된 소비인지, 후회 없는 소비인지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신현경 작가는 ‘돈 잘 쓰는 할머니’를 통해 어린이들이 나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서도 돈을 쓸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아무리 풍족하게 채웠다고 하더라도 나눔만큼 마음을 가득 채우는 건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려 줍니다.
간결하고 정돈된 이야기에
명료하고 절제된 그림의 만남
“네모네 할머니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두 번째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네모네 할머니가 살아온 평생의 일대기를 간결하면서도 정돈된 어투로 이야기합니다. 할머니가 평생 어떤 일을 하며 돈을 벌었고, 그 뒤로 어떻게 돈을 쓰며 행복하게 살아왔는지 조곤조곤 옛날이야기처럼 들려줍니다.
그림 또한 색깔별로 프레임을 바꿔가며 시간이 흘러가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 주고, 간결한 이야기에 걸맞게 절제된 그림체를 이용하여 생각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글과 그림의 단순함 속에 남겨진 여백의 공간만큼 어린이들이 상상과 생각을 더해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