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아주 먼 옛날, 추위와 비를 피하기 위해 동굴에 살았던 때가 있다. 인간이 아직 불을 사용할 줄도 모르던 선사시대 이야기다. 원시인 소년 물루도 커다란 동굴에서 사람들과 함께 산다. 어른들은 낚시를 하거나 동물을 사냥하고, 나무 열매를 따서 먹을거리를 마련하고, 동물의 가죽으로는 옷을 만든다. 서로서로 역할을 나누어 일하고, 더불어 살았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루를 살았을까? 아이들은 어른의 일을 돕거나 어른이 될 준비를 한다. 사냥 놀이도 그중 하나다. 어른이 되면 사냥을 해야 하니 미리미리 창을 다루는 훈련을 놀이 삼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루는 동물을 좋아한다. 동물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또래 친구들이 매일 하는 사냥 놀이를 함께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냥이 싫은 원시인 소년 물루
어느 날, 아빠가 물루에게 창을 만들어 주었다. 물루도 사냥할 나이가 된 것이다. 창을 받고 보니 생각이 더 많아진다. 물루는 혼자만 아는 비밀 동굴로 향한다. 그곳에는 사냥꾼을 피해 온 곰 친구가 있다. 물루는 잠자는 곰 옆에서 벽을 스케치북 삼아 사람들이 사냥한 동물을 그리며 논다. 사냥한 동물을 벽에 그려 두면 동물의 영혼이 그림 속에서 속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잠에서 깬 곰이 물루의 그림에 쓱쓱 발톱 자국을 내니 코뿔소 그림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해진다. 사냥꾼과 사냥감의 운명이지만 물루과 곰은 서로를 해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낸다.
곰은 소년을, 소년은 곰을 지키는 가슴 찡한 우정
불을 사용할 줄 몰랐던 선사시대에는 천둥번개로 인한 산불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산불이 나면 나무도 죽고, 사람도 다치고 죽었을 테니. 물루의 비밀 동굴에 천둥번개가 내리치면서 불이 난다. 동굴 속으로 불이 번지자 곰은 온몸으로 불과 싸워 물루를 지켜낸다. 그리고 소년을 등에 업고 동굴 밖으로 나간다. 불의 쓰임을 알게 된 물루는 잠시나마 사람들에게 불을 가져다 줄 생각을 한다. 하지만 불이 수많은 동물들을 없애는 데 쓰일 거라는 걸 알게 되고, 결국 불씨를 꺼뜨려 곰을 지켜낸다. 곰과의 모험과 우정 이야기도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한다.
동굴 속 동물 벽화는 누가 그렸을까?
프랑스 중부 지방의 라스코 동굴에는 선사시대 동굴 벽화가 지금도 남아 있다. 말과 소, 노루와 코뿔소, 늑대, 곰들이 동굴 벽의 굴곡을 이용해 실물에 가깝도록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물루와 같은 마음으로 그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시대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했고, 큰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러니 벽화를 그려 사냥 훈련을 하고, 또 사냥의 성공을 간절히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다시 생각해 본다. 선사시대 원시인 중에도 누군가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혹은 물루의 그림처럼 동물 친구와 함께 남긴 것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