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서울대에 가란 말이 아니다
그런데 공부가 우리나라에서 왜 이렇게 학생들의 철천지원수가 되었을까? 교육제도의 폐해라든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든지, 실제로 교육 과정이 획일적으로 무작정 공부를 강요하고 옭아매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권하는 『슬기로운 공부 사전』은 최상위권을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목숨 걸고 공부해서 서울대 가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학생으로 있는 동안은 꼭 공부를 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학생으로 충실한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다.
▣ 꿈이 생겼는데 준비해 둔 게 아무것도 없다면?
일찍부터 진로를 정하라고 아우성들이지만 실제 10대에 진로를 정해서 그 길로 쭉 나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방향 정도는 정할 수 있지만(그것도 입시와 함께 바뀌는 경우가 너무 많고) 보통 진로는 20살 이후로 정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훨씬 뒤에도 꿈과 진로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러니 꿈을 지금 찾든, 나중에 찾든, 학생으로 있는 동안 공부를 하자는 거다. 꿈이 생겼을 때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으면 기회가 적어지니까. 공부를 해 두면 꿈이 생겼을 때 이미 준비해 둔 재산이 두둑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 공부 안 해도 괜찮다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말자
학교 공부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인문학이 되고 상식이 된다. 공부를 하지 않고도 성공한 몇몇 극소수 사례를 들어 공부 안 해도 괜찮다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말자. 사실 작가가 진심을 다해 『슬기로운 공부 사전』을 쓴 이유는, 조금 먼저 살아 본 어른으로, 특히나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으로, 실제로 공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데서 비롯되었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1번,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에 대한 마음이 열려야 한다는 게 2번이다.
▣ 슬슬 공부를 시작해야 할 초등 고학년 친구들이 공부에 대한 마음을 열도록
공부에 별 관심이 없는 친구, 공부를 좀 시작해 볼까 하는 친구, 공부를 딴에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꾸 방해 요소가 생기는 친구들. 안타깝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조금씩 공부를 시작하는 게 좋다. 그런 친구들과 부모들이 함께 읽고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점검하고, 부모들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슬기로운 공부 사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서로 약간의 팁을 얻어 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단 한 줄이라도, 단 한마디라도, 작가가 담은 간절함과 진심이 아이에게 가 닿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