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린이가 초등학생 때 이성 친구를 사귀지만, 그 경험은 개개인에게 아주 특별한 사건일 것이다. 동성 친구들과 놀던 시기를 지나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성 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는 초등 시절은 친구와의 관계가 우정이 아닌 사랑이라는 질적 변화를 갖게 되므로 정신 성장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이 때의 이성에 대한 관심과 교제는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자,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올바른 성 개념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세상 사람들의 절반이 남자이고 나머지 절반이 여자인데, 이성의 특성을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다면 살아가는 데 곤란한 상황을 많이 겪을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초등 4학년 찬서는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나만의 비법서 만들기’라는 아주 특별한 과제를 받게 된다. 비법왕이 되기로 마음먹은 찬서는 어떤 주제로 할까 고민하다가, 최근에 주위 친구들이 이성 친구 사귀는 데 무척 관심이 많은 걸 파악하고 ‘초딩 연애 비법서’를 만들기로 한다.
연애 비법서를 잘 쓰려면 연애를 직접 해 봐야 할 것 같아서 찬서는 같은 반 여자아이 하진이에게 다가간다. 다른 아이들에게 비밀로 하고 자신과 사귀자는 찬서의 제안을 하진이가 받아들이면서, 찬서와 하진이의 연애가 시작된다.
찬서는 하진이와 함께 배드민턴도 치고, 하진이가 가져온 김 빠진 사이다도 나눠 마시고, 하진이 집에 놀러 가서 체스 게임도 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때로는 서운하고 난처하거나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둘은 즐겁게 놀며 서로를 점점 더 알아 나간다. 그러면서 찬서는 하진이와 함께 노는 게 즐겁고,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비법서 때문에 시작한 연애이기는 하지만 하진이와 사귀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찬서 집에 놀러 간 하진이는 찬서가 연애 비법서를 쓰기 위해 자신과 사귀기 시작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둘 사이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이제 둘 사이의 연애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이대로 끝나고 마는 걸까, 아니면 조금 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게 될까? 마음속이 간질간질해지는 이야기로 시작해 심각한 갈등으로 전개되어 끝이 궁금해지는 찬서와 하진이의 연애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재미와 함께 상대방을 존중하는 진짜 연애에 대해 알게 해 줄 것이다.
찬서는 하진이와 처음 연애를 하면서 그동안 하진이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같은 반 친구 사이일 때와는 다른 새로운 것들을 깨닫게 된다. 이성과의 관계를 현명하게 이어가기 위한 비법들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또한 하진이와 연애를 하면서 내면 성장의 경험을 하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면서 타인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세계가 넓어지고, 몰랐던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된 것이다. 그러한 경험을 하며 깨달은 비법 7가지로 찬서는 〈초딩 연애 비법서〉를 완성해 낸다. 찬서가 자신만의 연애 비법서를 만든 것처럼,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연애를 시작할 때 자신만의 연애 비법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비법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점점 더 성숙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