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어린이들이 ‘문학’이라는 예술을 접하는 출발점이다. 짧고 간결하며, 재미와 감동까지 스며들어 있는 동시 한 편을 접한 아이들은 주위를 둘러보면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동시 한 편으로 시작한 아이들은 짧은 그림동화를 보고, 동화도, 소설도 읽게 되면서 문학, 책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어떤 문학 장르보다 어린이들에게 동시는 중요하다.
‘여우가 나왔다’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동시작가들의 동시가 무려 215편이나 들어있다. 작가마다 개성이 강하고, 동심을 표현해 내는 방법도 달라서, 많은 작품을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작품의 소재 또한 얼마나 다양한 지, 일상 생활 속에서 어린이들이 만나는 거의 모든 세계에서 동시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친구는 물론, 자연과 우주, 상상과 현실이 잘 버무려져 동심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짧게는 서너 줄부터 길게는 스물 줄에 이르기까지 짧은 동시 한 편이 아이들의 오늘과 미래를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 요즘 동시’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 동시를 배우는 예비 작가들에게도 좋은 선물보따리이다.
■ 발간사 중에서
우리 스무 번째 작품집 〈여우가 나왔다〉를 앞으로 스무 해, 그보다 먼 미래에 펼쳐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그때 보다 양적으로 네 배 정도의 작품이 실린 이 풍성한 작품집이 누군가의 가슴을 적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한 해 한 해 글 농사를 추수하는데 모든 이삭이 잘 영글고 쭉정이 없는 알곡을 거두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앞으로 스무 해, 마흔 해, 백년 후에도 이어질 한국동시문학회 작품집, 이 글 곳간에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글 꾸러미가 차곡차곡 쌓이길 꿈꾸어 봅니다. 독자들도 자세히, 오래, 정성스럽게 보아야 한다 . 그래야만 숨어 있는 기쁨들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한상순 한국동시문학회 회장(발간일 기준)